
[SOH] 미국의 제재로 경영 중단 위기에 몰렸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통신(ZTE)이 미 상무부의 조건부 제재 해제 조치에 합의하며,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ZTE는 최근 미 상무부가 제시한 약 14억 달러의 벌금 납부와 경영진 및 이사진 교체를 조건으로 하는 제재 해제 조치에 합의했다.
ZTE가 납부할 벌금에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반에 대비한 에스크로(보증금) 4억 달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는 소식통을 인용해 ZTE가 미국의 제재 위반 대가로, 앞서 납부한 3억6천1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17억 달러(약 1조8천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안에는 △ ZTE 제품에 미국산 부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검증하기 위한 무제한 현장 방문, △ ZTE 웹사이트에 미국 부품 사용현황을 게시, △ 30일 이내로 ZTE 이사회와 경영진 교체 등의 요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3월 미국의 제재대상인 이란과 북한에 통신기기 등을 수출했다는 이유로 ZTE에 총 11.9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관여한 직원의 해고와 상여금 삭감 등의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상무부는 당시 처분에 대해 ZTE 측에 완전한 이행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사업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ZTE는 상무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해당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전액 지불했다.
이에 대해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ZTE는 직원과 경영진에게 견책 대신 상여금을 지급했다”며, ZTE의 불성실한 대응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지난 4월 미 상무부는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취했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을 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해온 ZTE는 미국의 제재로 제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13억 달러의 벌금, 경영진 교체 등을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시사해, 물밑 타협을 통한 합의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ZTE는 이번 합의에 따라 대이란 제재 위반과 관련된 전·현직 임직원 35명에게 지급한 상여금 회수에 나섰다.
회수 절차는 재직 중인 임직원에 대해서는 급여에서 해당 상여금을 공제하고, 퇴사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법률 서한을 보내 각각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NEWSIS)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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