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불화설이 나돌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차기 장관으로 내정했다.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폼페이오 국장이 우리의 새 국무장관이 될 것이고 그는 멋지게 일할 것”이라면서, “틸러슨 장관의 수고에 감사한다! 지나 해스펠이 새 CIA 국장이 될 것이다. 첫 CIA 여성으로 선택됐다. 모두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존 설리번 부장관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오는 31일 물러나겠다”며 “대북 최대 압박 작전은 거의 모든 사람의 기대를 앞질렀다”고 말했다.
이번 경질에 대해 존 켈리 비서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안보를 조언하고 조정해온 축이 사실상 무너지게 돼 향후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4선 하원의원 출신이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초대 CIA 국장을 맡아온 폼페이오 내정자는 의원 시절부터 대북 및 대중 강경책, 이란 핵협상 폐기 등 외교적 사안에 대해 매파 노선을 고수해 온 인물이다.
폼페이오는 지난 1월 BBC와 인터뷰에서 서구에 은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행태가 러시아의 미국·유럽 전복 시도 못지 않게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을 보면 중국이 무역이나 지적재산권 강탈, 동·남중국해상의 지속적인 세력 확대 등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지 분명히 나와 있다”고 말하는 등 중국에 대해 공개적인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CN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짐 크라머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강경파인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에 네정한 것은 “중국에 당신들은 우리의 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폼페이오는 러시아도 미국의 주요 위협국으로 지목해왔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를 침략 등의 호전적 행보로 유럽을 위협하고 있으며,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에도 비협조적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해 12월 발표한 첫 국가안보 전략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전략적 경쟁국’이자 ‘수정주의 국가’로 명시하고 이들에 맞서기 위해 군사, 경제적으로 한층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가 내정된 데 대해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USA투데이에 “폼페이오가 러시아, 중국 정책을 개편하고 국무부를 개혁할 주도권을 갖게 됐다”며, 중국 및 러시아, 대북 등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큰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NEWSIS)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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