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24일 러시아의 많은 도시에서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집회가 열렸습니다. 시위 참여자들은 이달 초 치렀던 하원 선거에 대한 재선거를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주최측 추산 12만명에 달하는 많은 참여자들이 크레믈린궁 부근에 모여 ‘러시아는 푸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구호를 외쳐 지난 10일 시위보다 반정부적인 색채를 더 명확하게 드러냈습니다.
24일 시위 집회에는 푸틴 총리의 측근들도 참여했습니다. 푸틴 총리의 친구이자 10년 전부터 재정장관을 맡아오다 최근 사직한 알렉세이 쿠드린은 집회에서 푸틴 정권 퇴진을 요구했으며, 선거법을 위반한 관계자를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집회에서는 또 푸틴 총리의 은사인 고 사프차크의 딸도 시위 지지연설을 했습니다. 사프차크는 생전에 상트 페테르브루크 시장을 맡아 80~90년대 러시아 민주 운동을 이끈 주요 인물입니다. 그는 푸틴 총리를 상트 페테르브루크의 제1부시장으로 기용한 후 정계진출의 계기를 만든 인물이며, 푸틴 총리의 은사이기도 해 푸틴 총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에 따르면, 구 소련의 최고 지도자 고르바초프는 이번 항의 집회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시위자들에게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푸틴 총리의 퇴임을 주장하면서 ‘푸틴의 주위에는 복잡한 가족적인 세력과 이익집단이 형성돼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의 문화계, 연예계, 언론계, 정계의 많은 유명인들도 잇따라 집회에서 지지 연설을 하거나 영상물을 통해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한편 푸틴 총리는 여유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총리는 시위자들을 조소하면서 이들을 영화 ‘숲의 왕자님’ 안의 무법자 원숭이에 비유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시위 집회가 주효한 때문인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2일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선거제도의 재검토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위자들은 정부의 양보가 불충분하다면서 주장의 전면적인 수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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