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영국 정부가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전신설비 대기업 ‘화웨이기술(華為科技)’의 5억위안(한화 약 852억원)에 상당하는 자본 제공을 거절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화웨이기술(華為科技)은 ‘런던 올림픽에 대한 선물’로 런던 지하철의 휴대 전화 통신설비를 위해 이 같은 자본 제공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화웨이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런던 지하철에서 휴대 전화 통신설비 건설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습니다. 막대한 건설비용, 휴대 전화 원격 조정에 의한 폭탄 테러 가능성이 주요 걸림돌이 되어 왔으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위해 런던시는 휴대 전화와 무선통신 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영국 시장 개척을 겨냥해 채권할인으로 인프라 설비를 제공하겠다고 입찰 조건을 제시했으며, 단지 설비 유지비만을 계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런던 교통공사와의 교섭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제시한 조건이 가장 우수해 낙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흘렸으며, 다른 영국 언론들은 지난달 20일 당시 상황에서 판단하면 화웨이가 낙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중국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보안상의 이유로 화웨이의 ‘고급 선물’을 거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영 인민일보 해외판은 영국 정보 기관 간부와 의원들이 ‘이 선물은 필요한 때에 런던의 통신 시스템을 완전하게 파괴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화웨이는 2년전 브리티쉬 텔레콤(BT)으로부터 통신 네트워크 건설 프로젝트를 낙찰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보기관은 처음부터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가 중국 인민해방군 간부 출신이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런 회장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거액의 창업 자금을 받아 급성장했다고도 말합니다.
또 2009년 3월 BT사가 화웨이에 의뢰하려 한 건설 프로젝트가 전력, 식품, 생활 용수 등 중요 인프라와 관련돼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영국 정보기관은 영국정부에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영국 정보기관은 자국에 대한 해커 공격, 특히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의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런던 교통 공사가 화웨이의 입찰을 거부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화웨이는 ‘기밀 사항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코멘트할 수 없다. 다만 입찰에는 반드시 참가한다. 영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다’라고 서면으로 발표했습니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 시장 진출에서도 미 의회 외교투자위원회의 조사와 저지를 받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2008년 미 전자 부품업체 ‘3Com’ 인수, 2010년 미국 이동통신사인 ‘Sprint Nextel’ 관련 프로젝트 입찰, 올해 ‘3리프 시스템즈(3Leaf Systems)’사의 기술 자산 인수 모두 외교투자위원회에 의해 저지됐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논평에서 ‘화웨이는 중국 당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지만, 독재 정권하에서 급성장한 기업은 통상 엄격하게 감시, 통제되어야 한다. 특히 전기통신과 과학기술은 중국 당국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분야이며, 일류 애국기업 육성은 바로 중국 당국이 원하는 분야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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