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킬고어 & 데니스 이그내셔스
[SOH]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이집트에서 계속되고 있는 투쟁에 대한 서구의 반응은 불쾌하고 수치스럽기까지 하다.
2주 이상 이집트인들은 거리로 나와 자유를 외치고 수십년간 행해진 독재의 종식을 요구하고 있다.
총부리에 겨눠지고, 구타, 협박에 투옥당하면서도, 그들을 침묵시키거나 그들의 의지를 꺾으려 할수록 그들의 숫자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 그들은 서구가 항상 천부인권이라고 주장해 왔던 바로 그 기본권을 찾으려 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기다려온 돌파구이자 우리가 감히 이슬람 근본주의에게 바라지도 못했던 반응이다. 우리는 그들이 서구를 향해 성전(聖戰)을 외치지 않은 것에 기뻐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오사마 빈 라덴이 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아랍의 거리를 움직이게 하고 에너지가 넘치게 한 사실에 전율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사의 관건적인 시기에 서구는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안정’을 가장해 안전을 택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폴란드, 전 체코슬로바키아 및 다른 동구 유럽 국가들의 용감한 사람들이 1989년 공산당 통치에 대항해 일어섰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지지했다. 그 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독일인들이 느꼈던 감격을 나눴다. 2007년 버마의 수도승들이 군중을 이끌어 군부 통치에 맞섰을 때, 우리는 그들을 격려하고 군부가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통치자가 기만적인 2009년 대통령 선거에 이은 평화적인 시위에 대해 유혈진압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격분하며 책임자들을 제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 때는 과도기에 대한 얘기가 없었다. 민주적인 미래를 향한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던 독재자나 전재 군주에게로 선회하는 것이 없었다. 온 몸으로 변화를 압박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거나 혹은 그럴 가치가 없다거나 하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수년간의 독재 후에 오는 과도기가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많은 실수들이 저질러지기 바란다. 민주주의는 결국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유가 이길 것이며 민주주의는 멈출 수 없는 힘임을 믿는다.
슬프게도 이 같은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신념은 최고조에 달해야 할 시점에서 흔들리는 것 같다. 이집트의 평화적인 시위에 환호하는 대신, 모든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이 그들을 지지하며 자유와 인간의 존엄에 대한 그들의 투쟁이 우리에게는 신성하게 비춰진다는 것을 그들에게 분명하게 알게 하는 대신, 우리는 그들의 압제자와 춤추며, 민주주의를 경멸하는 바로 그 사람들에게 민주주의로 가는 과도기를 맡기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끔찍한 비밀 경찰 무카바라트(Mukhabarat)의 전(前) 수장이자 서구가 이집트 과도기를 민주적인 미래로 이끌도록 맡기려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벌써부터 이집트인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으며, 이집트인들에게서 권리를 박탈하는데 사용된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것이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이집트인들은 그를 거부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무슬림 형제단으로부터 위협과 이집트가 또 다른 이란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해있다. 이집트인들이 이슬람 근본주의보다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들은 번영하고 싶어한다. 그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유롭게 꿈을 추구하기를 원하며 그 답으로 그들은 민주주의를 이룰 것이다.
우리는 실패나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들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슬람 근본주의를 다루는 유일한 길은 독재라는 전재 정치에 대한 망상을 다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더 나은 길이 있고, 그것이 이집트 거리에 선 사람들이 선택한 것이다.
이집트는 지금 압제와 절망의 사슬을 끊을 유일한 기회에 놓여있다. 용감한 이집트인들, 특히 이집트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남녀들이 그들의 생명을 자유와 민주주의에 걸고 있다. 그들이 홀로 서 있거나 자유인들의 지지와 격려를 헛되이 기다려서는 안 된다.
데이스 이그내셔스: 36년간 말레이시아 외교관으로 근무했고 최근 캐나다 고등판무관으로 재직
데이비드 킬고어: 1976-2006년까지 캐나다 의원, 라틴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담당 국무장관, 아태담당 국무장관 역임. 퀸즈대 민주주의 연구센터 펠로우.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