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인 규모로 퍼진 이집트에 대해, ‘왜 미국은 이집트와 같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나 정권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를 예로 들며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국가의 지도자와 직접 대화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독재국가 이집트를 중국과 엮는 것은 깁스 대변인만이 아닙니다. 물가상승이나 빈부격차, 고용 문제, 관료 부패에 대한 민중의 불만 등 국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도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중 봉기가 중국에까지 파급되는 것은 아닐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이집트 정세에 관한 상세보도가 없었으며, 각 언론사들이 게재하고 있는 것은 관영 신화통신이 배포하는 단신뿐입니다.
거대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網)’ 이나 ‘수호망(捜狐網)’에서 중국어로 ’이집트’를 검색하면, ‘관련법과 정책에 근거해 검색 결과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표시되고 정보가 차단됩니다.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RFI)은 중국의 민간 뉴스 사이트 정보를 인용해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공안부와 공동으로 국내 언론에 대해 이집트 정세에 대한 보도규제를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규제에 따르면, ‘이집트 혼란에 대해 전국 언론은 신화통신 기사를 사용하며, 독자적으로 외신을 번역 편집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인터넷 각 정보 사이트는 독자 코멘트란과 논단, 블로그, 특히 미니 블로그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관리가 소홀한 경우 강제 봉쇄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같은 중국 당국의 규제에 대해 쑤저우(蘇州) 둥우(東吳)대 정치학부 쉬융밍(徐永明) 교수는 ‘가상범위내’라고 논평했습니다. 쉬 교수는 ‘이집트 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국민의 집권자에 대한 불만에 기인하고 있다. 그들은 장기간 권력을 장악해 온데다 민주주의 정권이 아니다. 이러한 특징은 현재의 중국과 매우 비슷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사회에서도 계층간 대립이나 불평등이 심각하기 때문에, ‘이집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중국의 특히 지식층에게는 큰 충격이 될 것이다. 이것은 당국이 언론을 봉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신화사에서 27년간 근무했던 RFI 중국어부 우바오장(呉葆璋) 전 주임은 지금의 중동 정세는 중국에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필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우 주임은 ‘(동유럽 이후) 민주화의 물결이 다시 밀려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시위 사건이 언젠가는 전국 규모로 퍼져 단번에 폭발할 것’이라고 따지웬에 말했습니다.
당국의 언론 봉쇄령에 은근히 반기를 든 사이트도 볼 수 있습니다. 거대 포털 사이트 ‘왕이’는 신화통신 기사를 전재하면서도 코멘트란에 ‘회색지대’에 가까운 발언을 많이 남겨 놓았습니다. ‘이집트군은 시민에게 발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정세가 안정돼 보이는 것은 군대가 무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와 같이 1989년 텐안먼(天安門) 사건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나, ‘사회의 불만이 극한까지 다다르면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세계의 조류는 벌써 제방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하는 의미심장한 발언도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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