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2주전 백악관에서 열린 후진타오 주석 환영 만찬에서 반미 선동곡 ’나의 조국’을 연주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랑랑이 ‘자신은 정치와 무관하다’는 변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중공) 고위 간부에 해당하는 지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랑랑은 지난해 전국청년연합회 부주석으로 선임됐습니다. 중국 공산당 청년단 웹 사이트에 의하면, 이 연합회는 ‘중공 지도하에 공산주의 청년단을 핵심으로 하는 각 청년단체의 연합 조직이며, 애국 통일전선 조직’이라고 설명돼 있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1984년 이 조직의 주석이었습니다. 이 조직의 ‘부주석’이라는 지위는 공산당내 중앙 부부장에 해당하는 고관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이 ‘정치가 음악에 침투했다’고 규정하고, 랑랑을 ‘공산 중국 독재 정권의 궁정 피아니스트’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랑랑은 ‘중국과 미국 양국을 사랑하고 있으며 이 곡의 역사 배경을 몰랐다’고 변명하면서, ‘나는 음악가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정치를 예술과 혼동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연주 전 중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나 연주 후 자신의 블로그에서 그는 ‘중국의 힘과 중국인의 단결을 보일 수 있었다.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곡의 선곡 이유에 대해 랑랑의 매니저는 ‘테마는 애국이고, 후 주석의 공감도 얻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랑랑의 결백 표명에 대해 한 중국인 네티즌은 ‘중국어로 애국을 이야기하고, 영어로는 거짓말을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나의 조국’은 중국이 ‘미국의 침략을 반격하는 정의에 입각한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전쟁을 다룬 선전 영화 ‘상감령’의 테마곡 ‘나의 조국’을 편곡한 것입니다. 이 곡은 ‘친구가 온다면, 좋은 술로 초대한다. 늑대가 온다면, 엽총이 기다리고 있다’는 가사로, 북한을 친구에, 미군을 늑대에 비유해 무력으로 미국을 반격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랑랑이 만찬회에서 이 곡을 연주한 후, 중국 인터넷에서는 ‘랑랑은 영웅이다. 우리를 대신해 미국에 복수했다’라는 댓글이 넘치고 있습니다.
올해 28살인 랑랑은 중국 태생으로 5살때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차례로 각국 콩쿠르에서 입상했습니다. 14살에는 미국에 유학했으며 그 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했습니다.
세계를 다니며 피아노 연주를 하는 그는 항상 ‘중국을 대표하는 선전탑’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랑랑이 연주하는 곡목에는 쇼팽이나 모차르트의 명곡과 함께 항상 중공 선전곡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2005년 11월, 후 주석의 독일 방문시 랑랑은 총리 관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보위 황하(保衛黄河, 황하를 지킬 수 있다)’를 연주한 다음, 후 주석과 세 번 포옹했습니다. 이 곡은 항일 전쟁을 주제로 애국 감정을 부추기는 곡입니다. 당시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감격한 나머지 랑랑이 묵은 호텔을 방문해 ‘중국 외교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고 찬미했습니다.
2010년에는 중국 정부가 주최한 콘서트에 초청된 랑랑은 중공의 폭력 혁명을 찬미하는 ‘홍기송(紅旗頌)’을 연주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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