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스페인을 방문중인 중국의 리커창 부총리는 5일 사파테로 총리와의 회담에서 재정 위기에 직면한 스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 위험의 투자는 유럽연합의 대(對) 중국 무기 금수조치의 해금을 노린 정치목적의 투자라고 분석했습니다.
리커창 부총리는 지난 4일부터 스페인을 시작으로 유럽국가 방문에 나섰습니다. 출발 전 리 총리는, 중국은 2011년에도 스페인 국채를 계속 구입해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 있는 스페인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5일 사파테로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리 부총리는 스페인 경제에 신뢰를 나타내면서 국채를 계속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전달했습니다.
스페인은 유럽지역에서 정부채권의 위험이 큰 국가 중 하나입니다. 스페인의 신용능력을 판단하는 중요 지표 중 하나인 10년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0월에 비해 급등해 사상 최고치인 5.77%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리스와 아일랜드는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회계능력을 상실해 경제파탄에 몰린 전례가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스페인 국채 최대 보유국 중 하나입니다. 미국 다우 존스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스페인 국채 총액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전략연구소’의 벤 카린나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방송(VOA)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 시기에 지속적인 스페인 국채 매입을 표명함에 따라 자금시장 안정에 일정한 역할은 할 수 있겠지만, 스페인과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의 신용 불안은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카린나 연구원은 또 “유럽의 금융위기가 계속 악화된다면,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유로권 국채는 큰 위험에 직면한다. 중국 내에서도 이견이 있지만, 그로 인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중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셰톈(謝田) 교수는 “스페인 국채는 그만큼의 투자 가치가 없다. 중국 당국의 스페인 국채 매입은 경제적 행위라기 보다 정치 목적의 투자다. 유럽연합의 대 중국 무기 금수조치 해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가”라고 진단했습니다.
셰교수는 지난해 11월말 실시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중국 당국에 군사력 차이를 절감시켰다고 지적하면서, 유럽연합으로부터의 무기 수입은 중국의 예전부터의 목표였다고 지적하고, 재정난에 빠진 나라를 ‘지원’함으로써 무기 금수조치를 흔들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그리스 방문 당시 그리스 국채 매입을 표명했고, 11월 후진타오 주석의 포르투갈 방문시에도 경제협력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셰 교수는 중국이 유럽에서 벌이고 있는 일련의 ‘외환 인수’ 작업은 세계에 중국의 경제력을 과시하면서 중국이 세계에서 발언권을 강화하고 국내 인권문제 등에 대한 비판을 제거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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