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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한의사(洋中醫) (2)

편집부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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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선(子仙 중의사)


[SOH]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의사나 한의대생은 중국인보다 서양인이 더 많다. 오래 전 내가 미국에서 한의과 대학 석사과정을 밟을 때 30여 명의 학생 중 중국인은 겨우 두세 명뿐이었다. 한의사 면허시험을 볼 때도 시험장에 가득 들어찬 사람 중 검은 머리의 중국인은 역시 극소수였다. 현재 서양에서는 갈수록 많은 한의대가 설립되고 있고 심지어 박사과정을 설립한 곳도 있다.

 

그러나 서양인이 한의학을 배우다 보니 전통 한의학 이론에 자신의 사유방식을 더해 자신의 관점에서 한의학을 이해하고 이를 임상치료에 활용한다. 이들의 이런 특성 때문에 동양의 한의사와 다른 ‘서양 한의사’가 탄생했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도 그다지 크지 않지만, 한의사만 5명 있다. 그들 중 한 서양 한의사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진료실에 들어가면 ‘난득호도(難得糊塗 역주: 청대의 유명한 서예가 정판교가 쓴 시의 한 글귀로 어리석은 척하기 힘들다는 뜻)’라고 적힌 글자가 눈에 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그가 정판교(鄭板橋)의 시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염소수염을 기르고 중국에서 1930-40년대에 유행하던 은색 실이 달린 안경을 꼈으며 쿵후 신발을 신었다. 또 종종 앞에는 용의 그림이 있고, 뒤에는 거꾸로 찍힌 일본식 한자가 있는 옷도 입었다. 나는 속으로 좀 우스운 생각이 들어 “옷에 있는 글자는 중국어인가요 아니면 일본어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일본어 역시 중국어에서 유래한 것입니다”라고 예상치 못한 대답을 했다.


그는 비록 서양인이었지만 중국문화를 진정으로 감상할 줄 알았다. 한번은 그가 내게 ‘심령신회(心領神會)’의 의미를 물은 적이 있어 글의 뜻을 자세히 설명해주자 그는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글썽거렸다. 가끔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토론을 벌이기도 했지만 우리는 좋은 동업자이자 동료로 서로 마음 터놓고 의술에 대해 교류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중국에 다녀온 그가 의아해 하며 나에게 물었다. “대륙에서는 십여 년 전만 해도 중의사는 맥을 짚고 설상을 보고 전통적인 중약(中藥)처방을 했어요. 약을 달이는 것이 좀 번거롭긴 했지만 치료효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청진기로 진찰을 하고 환자에게 주사를 놓나요? 또 중약 처방 속에 대량의 양약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죠?”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가 그들에게 맥 보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하니  스스로 느낌을 찾아보라고 하더군요.  나는 느낌을 찾을 수 없어 배우러 갔는데 말입니다. 중의학의 정수는 아마 중국에서 곧 사라지게 될 겁니다!”  그는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바로 이런 서양 한의사들의 노력이 있기에 한방요법은 미국에서 점차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의료보험에서 인정하는 정규치료방법의 하나로 진입했고 한의학을 무시하던 많은 양의사도 조금씩 생각을 바꾸고 있다. 한방 치료를 받아 본 사람들 역시 그 효과에 주목한다.


중국인도 돌아보지 않는 수천 년의 찬란한 유산을 서양인들이 진지하게 발굴하며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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