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선(子仙 중의사)
[SOH] 담배를 끊으려고 나를 찾는 환자가 많이 있다. 그들 중 85% 이상이 금연에 성공했는데, 나의 의술이 전부가 아니다. 금연 결심을 확실하게 지키지 못하는 환자에게 나는 늘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의 대부분은 더 이상 담배 피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의대에 다니면 해부학 실습으로 사람의 골격, 근육, 신경, 내장기관 등 인체에 대해 학습한다. 조(Joe)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시신을 기증한 50대 남자다. 어느 날 해부학 실습시간에 나는 조의 시신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그의 폐는 시커멓게 어깨에 닿을 만큼 흉강을 거의 꽉 채우고 있었고 아주 단단했다. 어떻게 이렇듯 크고 검은 돌덩어리 같은 폐로 살아갈 수 있었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해부학 실습실 옆에서는 바로 내 앞에 누워있는 조가 살아 있을 때 찍은 동영상이 돌아가고 있었다.
“나의 이름은 조입니다. 나도 예전에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처럼 아주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몸을 갖고 있었지요. 그러나 나는 끊임없이 나의 몸을 혹사시켰습니다. 건강에 해로운 나쁜 습관도 아주 많았어요. 건강할 때는 이런 습관들이 건강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웠고 나중에 한 갑으로 줄이고 또 하루 10개비, 3개비, 1개비로 줄였습니다. 나 스스로 담배를 끊으려 생각했다기보다는 몸이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끊으려고 하면 늘 한 영체(靈體)의 목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그만둬, 담배를 끊지 마. 사람은 어차피 죽게 마련이지. 폐병으로 죽지 않으면 아마 심장병이나 고혈압, 중풍으로 죽을지도 몰라. 설사 병으로 죽지 않는다고 해도 또 무슨 사고로 죽을 수도 있잖아? 또 교통사고로 죽지 않는다 해도 어차피 다른 이유로 죽게 마련이야.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고...’
나는 다시 담배를 피웠습니다. 언젠가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담배를 피울 수 없어 아주 견디기 어려웠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산에 가거나 물놀이를 할 때면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즐겁게 놀지 못했습니다. 담배가 비에 젖으면 어쩌나. 라이터에 물이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서지요. 나의 생활은 마치 담배의 노예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담배를 끊으려고 생각하기만 하면 그 유령과도 같은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만둬! 쓸데없이 고생할 필요 없잖아!’ 그러면 난 다시 담배를 피웠습니다.
오늘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석 달 이상 살기 어렵다고 하시는군요. 아직 숨 쉬고 말할 수 있을 때 이런 것을 모두 고백하고 싶습니다. 또 나쁜 습관으로 망가진 내 육신을 학교에 기증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런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담배를 피우면서도 자신은 나와 같은 불행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더는 자신을 기만하지 말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지금 제 머리는 맑게 깨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기회가 있습니다.”
“아직 생명이 남아 있을 때 자신을 소중히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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