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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로 보는 건강(舌象)

편집부  |  201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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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덕부(李德孚 중의사)
 
[SOH] 중의학에서 설진(舌診)은 병의 정황과 예후를 판단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근거가 된다. 전신 증상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도 설상(舌象, 혀의 모양)은 이미 어느 정도 징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내상(內傷)으로 인한 병중 음허(陰虛)한 경우에는 설질(舌質)이 붉고 진액이 적으면서 혀가 작다. 양허(陽虛)한 경우에는 설질의 색이 옅고 설태(舌苔)가 얇으면서 윤기가 있고 혀의 모양은 두껍고 연약하다.
 

설태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소화불량이나 감기에 걸렸을 때이다. 증상이 뚜렷한데 설태가 누런 것은 화(火)가 있는 것이며 설태가 두꺼운 것은 소화불량이다.
 

한마디로 말해 정상인과 환자의 설태는 다를 수밖에 없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내게 진료를 받으러 왔다. 그는 온몸이 무겁고 피곤하다고 했다. 소화기능이 약해 식욕이 전혀 없으며, 설사도 한다고 했다. 증상이 이렇게 뚜렷했지만 병원검사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었다. 치료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그는 한방치료를 받으려고 나를 찾았던 것이다.
 
 
나는 그의 얼굴을 먼저 살폈다. 수심이 가득했고 약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선 그의 혀를 살폈다. 안색도 정상이고 설질이나 설태도 모두 건강한 사람의 혀처럼 보였다.


나는 그가 호소하는 증상과 몸 상태가 맞지 않음을 발견하고 조금 더 자세히 증상을 물었다. 그의 대답은 앞뒤 말이 연결되지 않았고,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게 꾀병이었다는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가고 싶어 이런 일을 생각해 냈다는 것이다. 나는 그에게 사람을 속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알려주고 곰곰이 자신의 행위를 생각해보게 했다. 사람은 모름지기 진실을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은 혀의 진액이 고갈돼 기능이 상실된 사람이 나를 찾았다. 그의 혀는 아주 붉으면서 건조했는데, 설태가 아예 없었으며 맥은 가늘고 빠르게 뛰었다. 그것은 말기 에이즈 환자의 설상이었다. 나는 그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그에게 다시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말해 주었다. 혼(魂)이 곧 떠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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