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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후에야 깨닫는 것

편집부  |  201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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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덕부(李德孚 중의사)
 
[SOH] 의사로서 아무리 온 힘을 다해도 환자의 죽음을 막을 수 없는 때가 있다. 가끔은 사망한 환자의 모습과 미소, 그와 나누던 대화가 떠오르곤 한다.

 

그가 나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그는 암(癌)이 재발해 이미 온몸에 전이된 상태였다. 병원에서는 그에게 한 달 정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퇴원을 권유했고 그에게 하고 싶은 일이나 정리할 일을 빨리 하도록 했다. 서두르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내게 치료를 받으러 온 후 6개월을 더 살았다. 보험회사에서도 놀랄 정도였다. 6개월 동안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틈이 날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저는 보잉사에서 퇴직한 후, 따로 회사를 설립해 비행기 대여업을 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처음에 1~2대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48대의 비행기를 가진 업체로 발전했고 세계 각지의 상업 및 민간항공회사에 빌려 주었습니다. 제가 벌어들인 돈은 컴퓨터로 계산해야만 할 정도로 많았어요.”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제 생활은 아주 힘들었어요. 심지어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조차 대부분 비행기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가족 생일 모임에는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어요. 거액의 수표를 주는 걸로 선물도 대신하죠. 그래서 제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어도 식구들은 마치 이웃이나 직장동료에게 병이 생긴 것처럼 생각합니다. 약간 동정하긴 하지만 마음도 움직이지 않고 마치 자신과 별로 관계가 없는 일처럼 여긴답니다.

 

저는 가끔 거리에서 동냥하는 거지가 정말 부럽습니다. 그들은 행복하고 건강하잖아요. 최소한 고통없이 즐겁게 살 수 있으니까요. 선생님처럼 환자를 위해 고통을 제거해주는 의사들이 부러울 때도 있고요.”

 

“저는 제가 가정에 행복을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어요. 아들의 생일 소원은 ‘아빠가 집에 돌아오셨으면 좋겠어요’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저라는 사람이었지, 수표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당시에 저는 이런 말을 하는 가족들이 어리석다고 느꼈습니다. 아내가 병에 걸렸을 때도, 저는 여전히 외국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돈은 주변 사람들과 나를 아주 멀리 갈라놓았고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지금 제가 가족이 필요할 때면, 그들도 제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저를 대합니다. 바로 수표를 써줘요. 그것도 제가 번 돈인데 말이죠….”

 

그는 떠났다. 많은 아쉬움과, 이미 깨져버린 가정,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사연을 남긴 채... 사람들은 흔히 임종할 때가 돼서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큰 잘못을 저지른 후에야 고치려 하며, 병이 깊어진 후에야 의사를 찾는다. 하지만 그 때에는 천진(天眞)이 이미 흩어져버려 더는 따라잡을 수 없다.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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