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옥림(徐玉琳, 중의사)
[SOH] 새벽 3시, 제인은 갑자기 걸려 온 전화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새벽에 전화가 왔을 때는 입원중인 딸 모니카의 상태가 위독해져 긴급사태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의 전화였다. 모니카가 기다리고 기다린 이식용 폐가 헬리콥터로 수송 중이어서 1시간 후에 이식 수술이 시작되니 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이었다.
제인은 서둘러 남편과 함께 병원에 달려갔다. 지금이 가장 희망 찰 때이며 또한 딸을 잃을 수도 있다. 폐를 이식하는 것은 옷을 갈아입듯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1시간 후 자신은 영원히 딸을 잃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수술을 하지 않으면 딸의 생명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헬리콥터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병원은 벌써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지금은 1분 1초가 귀중해 한 생명의 죽음과 동시에 다른 한 생명이 구해질지는 신의 뜻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가 알고 있다. 이런 때 자신이 심장 발작이라도 일으키면 곤란하다고 생각한 제인은 청심환을 먹었다.
수술의 성공을 믿고 있는 모니카의 얼굴을 보고 제인은 안심했다. 그러나 모니카 옆에 있는 산소마스크와 많은 측정기기를 보고 제인은 불안을 지워 버릴 수 없었다. 딸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기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안 되고, 만약 하나라도 작동하지 않으면 모니카의 생명은 곧 위험에 처해진다고 제인은 상상했다.
폐 이식을 신청했을 때 19번째였다. 즉, 전에 기다렸던 18명이 이식한 후에 겨우 딸의 차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장기를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고…….게다가 지금까지 이식 후의 폐가 체내에서 제일 길게 산 것은 불과 7년간이라고 했다.
모니카는 태어났을 때 건강한 아기였다. 완고하고 천성이 열정적인 아이였지만 매우 머리가 좋고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스포츠의 달인이었다. 그러나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빈번히 감기에 걸리고 대학원에 들어간 후에는 더욱 더 병약하게 되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에도 변호사로 하루도 일한 적이 없다. 그녀의 폐는 점차 괴사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산소 가방을 휴대했지만 서서히 큰 산소가방이 필요했다. 결국 종일 의자나 침대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술을 끝낸 의사는 희망찬 눈빛으로 제인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딱 맞는 이식을 한 적이 없어요. 폐의 크기는 딱 맞고, 폐의 생존에 필요한 수십 가지 검사치도 완벽하게 맞고… 마치 신이 모니카를 위해서 완벽한 폐를 만든 것 같더군요. 하루나 이틀 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갈 수 있어요.”
제인은 수술 경과를 들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주 후 제인은 새파랗게 질려서 다시 나의 진료소를 찾아왔다. ‘모니카의 상태가 악화 되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것을 가르쳐 주었다.
모니카는 제니퍼라는 소꿉친구가 있었다. 둘은 싸움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고, 제니퍼는 모니카보다 밝고, 스포츠에도 재능이 있어 자전거, 수영, 달리기 ... 뭐든지 우수했다.
제니퍼가 죽은 것은 2주전 새벽 3시 정확히 제인에게 전화가 걸려온 시각이었다.
모니카 신체 안에서 제니퍼의 폐가 건강하게 일하고 있다. 모니카는 자유롭게 걷고 자유롭게 호흡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던 옛 생활에 이별을 고했다. 그러나 모니카는 친구의 폐가 자신의 신체 안에서 아무 불편도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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