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옥림(徐玉琳)
[SOH] 나는 의사가 되기 전에 늘 괴상한 꿈을 꾸곤 했는데 매번 깨어난 후에도 기억이 생생했다. 처음에 나는 꿈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 꿈이 갈수록 자주 나타났고 꿈속에 나타나는 광경들이 매번 똑같았기 때문에 이것이 대체 무엇 때문일까 사색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나는 의사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음악에 종사할 것인지 선택해야 했을 때 잠재의식의 작용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의사가 되기로 했다.
놀라운 것은 바로 그 날부터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된 것이다. 하지만 꿈 속 에서 나를 놀라게 했던 장면은 여전히 내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꿈속에서 나는 아내, 아들과 함께 짐을 이고지고 전쟁의 혼란 속에서 도주하고 있었다. 가는 길에 부상병, 외톨이, 다리가 끊어지거나 팔이 없는 사람, 머리와 몸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나를 향해 손을 내밀며 “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 저를 좀 살려주세요! 저를 좀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나는 도망가느라 경황이 없어 이런 것들을 돌볼 겨를이 없었고, 오로지 쏟아지는 포탄을 무릅쓰고 가족들을 데리고 그곳을 떠날 생각만 했다. 비록 나는 비록 도망가고 있었지만 발걸음이 아주 무거웠으며 나를 필요로 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진료실에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환자들이 오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면 이들은 마치 모두 어떤 배치에 의해 이곳에 온 것 같다. 나는 그들의 신체적인 고통을 해결해주어야 할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요구도 들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온 지 이미 십 수 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내게 병을 치료하러 온 한 환자를 통해 갑자기 꿈의 내력을 알게 되었다.
바바라는 관광과 친척 방문차 이곳에 왔다. 그녀가 이곳에 도착하던 날 저녁에 창문을 열고 잠을 잤는데 여행의 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겹쳐 있었다. 이튿날 일어나보니 얼굴이 완전히 비뚤어지고 눈을 감거나 입도 다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얼굴 반쪽이 마비되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것을 ‘구안와사(面癱 안면마비)’라고 한다. 그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 그녀의 언니인 수가 내 환자였기 때문에 즉각 동생을 데리고 나를 찾아왔다.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나는 꿈속에서 보았던 그 비뚤어진 얼굴이 눈앞에 나타난 것처럼 크게 놀랐고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움칫 물러섰다. 잠시 진정한 후에 나는 그녀와 내가 어떤 연분이든지 막론하고 오늘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하여 나는 그녀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두 군데 침을 놓자 그녀의 얼굴에서 부기가 점차 사라졌고 귀 뒤의 통증도 소식되었다. 이마의 주름도 차츰 나타났으며 눈이 살며시 감기기 시작했고 입도 천천히 움직였고 침도 흘리지 않게 되었다. 이 모든 과정은 아주 신속하게 일어나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았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수는 감동해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이때 바바라가 나를 주시하더니 갑자기 말했다. “아, 왜 이렇게 낯이 익을까요? 어디선가 당신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리가 있니?” 수가 옆에서 말참견을 했다. 이어서 그녀는 나를 향해 “혹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오신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속으로 생각했다. ‘꿈속에서 내가 도망칠 때 당신이 나를 따라잡지 못했지요….’
나는 그 때 낭패하여 다른 사람을 돌보지 않고 허둥대며 도망칠 때, 분명 갚지 못한 많은 빚을 졌다는 것을 안다. 지금 나는 그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에 나는 그들에게 선악에는 보응이 있다는 것과 인과와 윤회의 도리를 알려줄 것이다. 매 구절마다 그들의 마음속 깊이 스며들게 할 것이다. 아마 당장 오늘 내일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그들도 이 도리를 알 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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