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서옥림(徐玉琳)
[SOH] 문을 열고 들어올 때 그는 약간 다리를 절었다. 그의 안색은 어둡고 엄숙했으며 표정이라곤 전혀 없었다. 내가 그에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자 그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나는 일상적인 문진을 한 후 진맥을 하고 혀를 살펴보았다. 중간에 잠시 다른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후 다시 진료실에 돌아왔을 때 그는 이미 치료실 베드에 누워있었다.
침대 한편에 그의 것으로 보이는 의족이 있었는데 대퇴끝부분부터 아래로 다리가 모두 잘려 있었다. 내가 자신의 의족을 본 것을 그가 알았는지 방안 공기가 좀 답답해졌다. 우리는 서로 상대의 눈을 피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통증의 양상이 어떤 가요? 극렬하게 아픈가요? 이따금 아팠다 덜했다 하나요? 바늘로 찌르듯이 아픈가요? 아니면 은은하게 지속적으로 아픈가요?”
그는 두 입술을 굳게 다물고는 아직 대답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였다. 잠시 후 그가 숨을 크게 내쉬고는 말했다. “당신은 아마 내가 정신병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 겁니다. 지금까지 내 말을 믿어준 의사는 단 한명도 없었거든요. 그들은 모두 내 머리에 문제가 있다고 했고 이런 통증은 내가 상상으로 억측해냈다고 말했어요. 나는 분명 이 다리가 없지만 분명히 때때로 아픕니다. 일시적으로 아팠다 잠시 후 다시 아픈 진통(陣痛)이 와요.”
아! 나는 그가 말하는 다리 통증이 이 공간의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았다.
“다리는 왜 절단하셨어요?” 내가 물었다.
“종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의사면허를 딴 젊은 의사 녀석이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얼떨결에 제 다리를 잘라버렸습니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피가 다리 아래로 빠져나가는 듯 서늘해짐을 느꼈다. 현실에서는 비록 그의 다리가 사라졌지만, 원래 절단하지 말았어야 할 그의 한쪽 다리가 실수로 제거되어 줄곧 원망을 품고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가 이미 존재하지 않는 오른쪽 다리를 손으로 수시로 만지려 하다가 빈 침상만 쓰다듬는 것을 보았다.
나는 아래에 병이 있으면 위를 치료하고(下病上治), 왼쪽에 병이 있으면 오른쪽을 치료(右病左治)하는 방법을 채용해 그의 왼쪽 다리와 왼쪽 팔에 침을 놓았다. 또 머리에 있는 백회혈을 닫아주었다. 침을 맞는 사이에 그는 잠시 단잠에 빠졌다.
그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느낌이 아주 좋아졌고 다음에 언제 오면 되는지 물었다. 나는 그에게 알려주었다. “더 이상 오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정도 뿐입니다. 원래 자르지 말았어야 할 당신의 그 다리도 한동안 적응과정이 필요할 겁니다.”
“늘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정신을 조절하며, 원기(元氣)를 보양(保養)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세요. 절대 화를 내거나 노여워하지 마시고 덕을 쌓고 언행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내가 그에게 준 처방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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