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전 중인 중국에서 지난해 주요 기업의 절반 이상이 감원에 나섰으며 일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복지비 등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인터넷, 자동차, 금융산업에서 각각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과 3대 전기차 스타트업 등 23개 사의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4개 기업이 인력을 감축했고 나머지 기업은 인건비 지출을 줄였다.
부동산의 경우 시총 상위 5개 기업 모두 지난해 인력을 감원했다. 중국 최대 개발업체 폴리부동산은 지난해 전체 직원 16.3%인 1만1000명을 줄였고, 그린란드홀딩스는 14.5%인 6만명을 내보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지난해 전체 직원의 12.8%인 2만명을 내보내며 10년 만에 최대 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이 업체는 지난 2022년에도 직원의 7%를 내보냈다. IT 기업 텐센트는 지난해 인력의 2.8%인 약 3천명을 줄였고 올해 1분기에도 630명을 정리해고했다.
올 들어서는 게임사인 퍼펙트월드를 비롯해 바이트댄스, 샤오미, 징둥닷컴, 디디추싱, 빌리빌리, 웨이보 등도 모두 인력감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업계의 경우 웨이라이(니오)·샤오펑(엑스펑), 리샹(리오토) 등 스타트업 업체도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지난해 모두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중국 태양광 산업도 경쟁 심화와 서방의 수출 통제로 수익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최대 태양광 패널 기업 룽이그린에너지는 1분기 순손실 23억위안(약 4천360억원)을 기록한 여파로 직원 5%를 줄일 계획이다.
국영기업이 대다수인 금융 분야에서는 증권사와 펀드사들이 대규모 감원 대신 보상금과 복지혜택을 감축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IC)는 1분기에 직원 관련 비용을 전년 동기 대비 43.4% 줄였다. 같은 시기 중신증권, CSC금융, 궈타이쥐난증권 등 톱 증권사들도 노무비를 삭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기술기업들은 업무 특성을 이유로 특정 직책의 채용 연령을 35세로 제한하고 있다. 고강도의 업무를 수행하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을수록 유리하지만 근무 가능 수명이 워낙 짧아 곧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SCMP는 중국 전반 분야에서 계속되는 기업의 이런 움직임으로 내수 회복의 동력이 한층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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