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 외환관리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투자(FDI) 금액은 330억달러(약 43조9800억원)로 전년의 1802억달러 대비 82% 급감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 3500억달러(약 456조원)와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와 별개로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대중국 신규 FDI가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상무부 자료는 기존 외국기업들의 재투자 실적을 포함하지 않아 국가외환관리국 집계보다 변동성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을 외면하는 것은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와 중국 당국의 반간첩법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 개정 시행된 반간첩법으로 신규 투자를 위한 사전 조사에 차질이 생기며 서구 기업들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를 하는 글로벌 기업이 잇따르고, 투자를 주저하면서 투자규모가 급감한 것이다.
상당수의 일본 기업들은 반간첩법 시행과 내용의 불투명성에 대한 불안으로 대부분의 대중국 신규 투자를 유예한 상태다. 대만의 대중국 투자도 40% 가까이 급감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기업의 지난해 대중국 투자는 2022년 대비 39.8% 감소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가안전부는 수차례 공지를 내고 “중국의 반간첩법 제도는 분명하고 공개적이며 투명하다. 외국 기업과 외국인의 중국 내 합법적 경영·투자·업무·학업·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데이터보호법, 기밀보호법 등 반간첩법과 유사한 취지의 법들이 계속 제정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개정 반간첩법의 핵심은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이익에 관한 문건과 데이터에 대한 정탐과 취득, 매수, 불법 제공 등을 간첩 행위에 추가한 것으로 외국인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법 조항이 불분명하고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여전하다.
학계 역시 개정 반간첩법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 중국 당국의 방침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는 학자들은 사실상 퇴출되는 등 엄혹한 분위기가 이어지다 보니 비교적 자유롭던 연구자들의 발언도 차단된 상황이다.
중국의 한 대학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교수는 “학자들에 대한 도청과 감시는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1일부터 개정 반간첩법의 행정절차를 구체화한 ‘국가안전기관의 행정집행 절차에 관한 규정’ 등이 본격 시행돼 외국인의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게 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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