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의 경제 전문가가 자국의 열악한 월소득 수준에 대해 언급해 주목 받았다.
‘에포크타임스’에 따르면 리쉰레이(李迅雷) 중타이(中泰)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국 경제 일간지 제일재경(第一財經)에 실린 오피니언 기사에서 “중국에서 월 소득 2000위안(36만원) 미만인 인구가 9억64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베이징사범대학 중국소득분배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을 수요 측면에서 분석한 것이다.
해당 내용은 보도 후 곧바로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열악한 경제 상황을 걱정하는 다양한 댓글이 달렸지만 하루 만에 삭제됐다.
2020년 6월 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에는 베이징사범대학 중국소득분배연구원 소속 완하이위안(萬海遠) 부원장과 멍판챵(孟凡強) 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기고문이 실렸다.
해당 기고문에서 발표된 데이터는 2년 후인 2022년 4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고용소득분배소비부와 베이징사범대학 중국소득분배연구원이 함께 발간한 ‘2021년 중국 소득 분배 연례 보고서‘에 그대로 실렸다.
완 부원장과 멍 연구원에 따르면 베이징사범대학 중국소득분배연구원은 계층화된 선형 무작위 표본 추출 방식으로 중국인 7만 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중국인 5억4700만 명이 월 소득 1000위안(18만원) 이하였고, 1000~1090위안(18만~20만원)인 사람은 5250만 명이었다. 두 집단을 합치면 6억 명이다. 이는 중국인 6억 명이 월 소득 1090위안 미만이라는 의미다.
월 소득 1090~2000위안(20만~36만원)인 인구는 3억6400만 명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이들은 “중국인 9억6400만 명이 월 소득 2000위안 미만”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 중국 인구(14억 명) 중 43%가 월 소득이 18만원 미만이고 69%는 36만원 미만이었으며 5000위안(91만원) 이하의 인구 비율은 95% 안팎이었다.
완 부원장 등은 “이러한 데이터는 가장 진실한 중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중국의 분배 구조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주도하고 있어, 인구의 상당 부분이 최저 생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국 통계청이 사용하는 월 소득 기준은 1인당 가처분 소득 지표로, 개인 소득세와 각종 보험료 등을 공제하고 남는 소득, 즉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한다.
해당 지표는 식료품, 의복, 주거, 교통 등 필수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반영하며 교육·의료·연금 부담 측면에서 가정 또는 개인의 경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이들이 기고문을 발표하기 1개월 전인 2020년 5월 28일, 리커창 전 중국국무원 총리도 제13회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중저소득층 인구 수는 6억 명에 달하며 이들의 월 평균 소득은 1000위안(약 18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당시 리 전 총리의 발언은 중국과 해외에서 큰 화제가 됐다. 같은 해 6월 베이징사범대학 중국소득분배연구원이 이러한 조사 결과를 기고문을 통해 공개했고 중국 당국은 이들의 조사 결과를 2021년 연례 보고서에 실었다.
일각에서는 리쉰레이의 기사가 차단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 시사 평론가 지평(季風)은 “‘중국 인구 6억 명이 월 소득 18만원에 불과하다’는 리커창 전 총리의 발언을 연상케 하는 글”이라며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두 조카도 리쉰레이가 언급한 9억6400만 명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쉰레이와 리커창은 모두 베이징사범대학 조사 데이터를 인용했다. 오피니언 글 차단 사건은 해당 데이터의 진실성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장쑤성 이싱(宜興)에 거주하고 있는 시사 평론가 장젠핑(張建平)은 “사람마다 경제 침체에 대한 체감이 다를 수 있지만 리쉰레이가 인용한 데이터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기사가 차당된 데 대해 “중국은 경제 발전과 소득 분배 분야에 큰 문제가 있지만 정부는 그것을 개선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빈부 격차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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