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중국에서 근로자들에게 장기휴가를 통보하는 제조업체들이 늘고 있다. 기약 없는 침체 늪에서 긴 겨울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월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제조업을 견인해온 저장성, 후베이성, 광둥성, 허난성 등지의 업체들이 근로자들에게 ‘장기 휴가’를 통보했다는 소식이 확산됐다.
당월 초 한 봉제업체는 직원들에게 “재고량이 많아 휴가를 앞당기기로 했다”며 “작업을 종료한 부서는 (11월) 3일부터, 그렇지 않은 부서는 작업이 종료되는 대로 휴가를 시행하겠다”고 통지했다.
업체 측은 통지에서 “업무 재개는 2024년 2월 27일로 예정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가 언급한 휴가는 내년 설(2월 10일) 휴가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6대 명절 중 가장 큰 명절인 설날(춘절), 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일(10월 1일)에 각각 7일의 장기 휴가가 주어지며, 한국과 같은 여름휴가는 없다.
허난성의 민간 철강업체 신야강창(新亞鋼廠)은 동월 1일 유지 보수를 이유로 근로자들에게 휴가를 통지했다.
업체는 “업무 재개 상황에 따라 즉시 복귀를 통보할 수도 있다”면서도 “잠정적으로 내년 2월 17일까지 휴업한다”고 밝혔다.
저장성의 한 근로자는 SNS 영상을 통해 “많은 공장들이 일감이 없어 휴업에 들어 갔다”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휴가를 통지한 광둥성의 업체 통지문도 온라인에 올라왔다. 둥관시의 한 공장은 “주문이 없어 원래 올해 8월 말까지였던 공장 전체 휴가를 2024년 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에서 소개한 업체들은 모두 ‘장기 휴가’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근로자들은 ‘재근로가 보장되지 않은 기약 없는 휴가’라는 반응이다.
일부 업체들은 조업 재개 날짜를 밝히기도 했지만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 세계 제조 기지의 몰락
불황으로 인한 장기휴가는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한층 더 압박한다.
허베이성 탕산의 한 철강회사 영업 책임자인 왕(王)모씨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업체들은 휴가 기간에 월 1000위안(약 18만원)의 생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그 이상 줄 여력이 안 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왕씨는 “현재 우리 지역 제철소 85%는 적자 운영이고, 15%만이 흑자”라며 “적자가 계속되면 공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제조업계에서는 수개월간 밀린 임금을 해결하지 못하고 하룻밤 사이에 업체를 폐쇄하고 야밤도주하는 경영자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그나마 휴가 중에도 직원들에게 생활 보조금을 지급하는 업체는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세관총서가 지난달 발표한 중국의 10월 무역 통계에 따르면,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했지만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해 전년 동월 대비 6.4%나 감소했다.
한때 세계 최대 도매시장이었던 저장성 이우(義烏)시는 중국의 경제 침체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이우를 방문한 한 1인 방송 진행자는 “한때 번성했던 이우가 한산한 도시로 변해버렸다”며 인적이 끊긴 황량한 도매상가 영상과 사진을 소개했다.
이우시 도매상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중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온 수십 만 명의 바이어로 연일 북적거렸지만 현재는 임대료를 낮췄는데도 공실이 허다하다.
이 방송 진행자는 해당 지역의 점포 임대료가 적게는 3분의 1에서, 많게는 10분의 1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에포크타임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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