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의 은행 대출 잔액 리스트가 온라인에서 유포되면서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했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는 ‘헝다의 은행 대출 세부목록’이라는 28개 은행 명단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1위인 민생은행은 헝다에 293억 위안, 2위 농업은행은 242억 위안의 대출 잔액을 각각 안고 있고, 허베이성 창저우은행은 16위로 대출 잔액이 34억 위안에 달했다.
지난달 10일 인터넷에 올라온 여러 동영상에 따르면 창저우은행의 일부 지점은 현금을 인출하려는 예금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 온라인에서도 이체 시도가 폭증하면서 한때 서비스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에 은행 측은 “헝다 그룹에 대한 실재 대출금이 34억 위안이 아니라 3억4600만 위안에 불과하다”며 온라인에 유포된 (은행 대출) 명단은 정확치 않다고 해명했다.
창저우 은행은 또 “우리는 충분한 토지와 기타 담보물을 확보했다”고도 밝혔지만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의 수는 전혀 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은 정부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시장 악화로 2021년 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지난 6월 말 현재 총부채는 2조 3882억 위안에 달하며 은행 및 기타 금융 시스템에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공안은 명단 유포자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전문가 왕허(王赫)는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당국은 ‘입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헝다의 부채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은행 명단은 내부자들만 알고 있어 인터넷에서는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왕 씨는 “문제는 7000~8000억 위안에 달하는 헝다의 은행 차입금이 200여 개 은행에 나누어져 있어 예금자들이 관련 소문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라며 “이들이 일단 패닉에 빠지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시사평론가 차이신쿤(蔡慎坤)은 “헝다 문제는 은행뿐 아니라 부동산 및 건설업체와도 연관돼 있어 중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헝다는 2021년 말 첫 파산 위기에 처한 이래 경영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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