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던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달러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공식 선언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의 수탁사인 신탁회사 홍콩 씨티코프인터내셔널은 비구이위안 달러 채권 보유자들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비구이위안이 지난주 유예기간 내에 달러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하지 못했다”며 “이에 디폴트 구성요건이 갖춰졌다”고 밝혔다.
비구이위안은 그동안 부채 상환이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디폴트에 빠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17일까지 갚아야 할 2025년 만기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1540만달러(약 208억원)을 지급하지 못했고, 유예 기간 30일이 만료되는 지난 18일까지도 상환에 실패하면서 공식 디폴트에 처하게 됐다.
이에 따라 비구이위안이 미결제한 채권 원금 총액의 25% 이상을 보유한 채권자들이 요구할 경우 수탁사는 채권자들에게 즉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채권자들이 이 같은 요구를 한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구이위안은 수년간 부동산 계약 판매 부문에서 중국 1위를 달렸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올해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전체 부채는 1조3600억 위안(약 251조 원)으로 추산된다.
신용등급은 디폴트 수준으로 강등됐고, 9월 분양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81% 급감해 중국 내 전체 순위로는 현재 7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비구이위안은 지금도 중국 전역에서 여전히 3천건 이상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직원 수는 7만여명에 이른다. 이 규모는 2021년 디폴트에 빠진 헝다그룹의 약 4배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파장은 부동산 부문 전반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곧 중국 경제 전체의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구이위안의 디폴트는 단지 투자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설 노동자들은 당장 임금을 받지 못할 수 있고 비구이위안이 만들거나 만들 예정인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집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정부를 향해 근로자와 구매자를 구제해달라는 항의 영상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구이위안은 역외채권 디폴트에 빠진 상황에서 역내채권 문제도 아직 남아 있다.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147억 위안 상당의 역내채권 9종에 대한 지급 연장을 승인받았지만 상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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