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해외기업들의 이탈이 계속되는 데 대해 당국의 과도한 규제가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PC 제조기업 휴렛 팩커드(HP)는 중국 내 노트북 생산시설 가운데 최대 500만 대까지 생산 가능한 설비를 태국과 멕시코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HP의 연간 노트북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5520만 대다. HP는 지금까지 중국 내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긴 적이 없다.
자유시보는 “태국에는 이미 상당수 PC 제조 관련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HP가 이전하더라도 원자재 수급에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HP가 멕시코에서 노트북을 생산할 경우 북미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이날 “HP와 경쟁하는 델(DELL)이 중국산 부품 사용을 대폭 줄이는 등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는 상황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 빅테크, 금융기업... 탈출 러시
중국 내 빅테크 기업들의 이탈도 이미 이루어졌거나 진행 중이다. 가장 대표적 기업인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은 아이폰에 이어 이젠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아이팟도 인도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새 모델 아이폰 14를 이미 인도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아이패드도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 이전을 검토 중이다. 애플워치 또한 베트남으로 생산 이전을 추진 중이다.
세계 1위 카메라 제조업체 캐논도 3대 해외 생산기지 중 하나인 광둥성 주하이 공장의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캐논 주하이 공장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렌즈,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한다. 공장 면적만 20만㎡에 달하며 직원 수도 한 때 1만명을 넘기면서 연간 13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캐논의 핵심공장이었다.
일본 제조의 상징이었던 도시바도 중국 사업을 지난해 말까지 모두 정리했다. 중국 내 첫 생산공장인 다롄(大连) 공장을 지난해 9월 폐쇄한 데 이어 24개 도시에 진출한 33개 공장도 모두 철수했다.
도시바의 철수는 중국에 진출한 지 30년 만이다. 연구개발 기구와 정밀 공장은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자동차용 전장과 가전은 베트남으로 옮겼다.
그밖에 지난해 1월 미국 IBM도 중국 연구소를 폐쇄했고, 독일 대형 전기회사인 한닝(Hanning)도 선전(深圳)공장을 인도로 옮겼다.
금융업 등의 연구 및 사무직들도 탈중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모건 스탠리가 기술 개발자들의 1/3에 해당하는 200여명의 직원들을 중국 밖으로 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모건 스탠리는 더불어 중국의 시스템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실상 분사에 가까운 개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내에서의 데이터 처리로 인한 반간첩법 등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블룸버그는 "기타 다국적 기업들은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의 기업경영 방식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시아 증권 산업 및 금융 시장 협회에 따르면, 많은 은행과 자산 운용사가 글로벌 운영의 일환으로 중국 데이터를 중국에 보관하기 위해 온쇼어 센터를 설립했으며, 이로 인해 비용이 추가되고 중국 비즈니스 관리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탈중국 러시의 가장 큰 요인을 '빅테크 때리기' 등 예측할 수 없는 중국 당국의 ‘일방적 규제’로 꼽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와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중국 경제도 해외기업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시진핑 중공 총서기는 2013년 집권 이후 상하이·홍콩 증시 교차 매매(후강퉁) 허용, 위안화 자산의 국제화 추진 등 외국 자본 유치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도한 일방통행식 규제정책을 강행하면서 세계 시장의 입지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월부터 시행된 반간첩법 등 한층 강화된 중국의 안보중심 체제는 해외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을 한층 더 억압하며 이들의 탈중국을 자초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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