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감사법인 감독 기관인 '공개기업회계감시위원회(PCAOB)'가 13일 중국 감사법인을 겨냥한 새 규칙을 제안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외국 기업에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는 새 법안인 ‘외국기업책임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을 발효했다. 이 법은 주로 미국에 상장했지만 미국 회계감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법은 ▲외국 상장기업이 외국 정부의 소유 또는 지배를 받고 있는지 여부와 ▲이사회에 있는 중국 공산당원들의 명단 ▲회사 규칙에 중국 공산당 규약을 도입했는지 여부를 공시할 것을 요구한다.
이 법은 또 외국 상장기업이 PCAOB의 감사기준을 3년 연속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위반할 경우 미 시장에서 상장이 폐지된다고 정하고 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PCAOB는 이 법의 세부적 시행규칙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SEC는 지난 5일 이 법의 '정보공시 잠정규칙'을 발효했다. 이 잠정 규칙은 상장기업에게 SEC에 제출을 의무화하는 연례 보고서 양식 10-K, 양식 20-F 등이 '외국기업설명책임법' 규정을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다.
PCAOB가 13일 제안한 새 규칙은 외국 감사법인에 대해 '유효한 감사 또는 조사 실시‘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그 내용에는 ▲외국 정부의 정책을 이유로 외국에 본부를 두고 공개 등록한 감사법인을 조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기준 ▲감사업무, 감사분야, 잠재적 위반에 대한 조사권을 외국 정부에 빼앗기지 않았는지에 대한 확인 및 평가 ▲조사와 관련된 문서 및 정보에 대한 접근 및 "외국기업설명책임법"에 따른 조사 수행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다.
PCAOB는 지난 수년간 중국 당국의 방해로 중국 본토와 홍콩의 많은 감사법인을 검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감사법인은 PCAOB에 등록하고 미국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재무보고서 등을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에 상장한 일부 중국 기업에 분식 결산과 회계부정 문제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중국 기업의 재무보고서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윌리엄 둔케(William D. Duhnke III) PCAOB 회장은 13일 성명에서 “PCAOB는 이번 규칙에 따라 초당적 지지를 얻은 외국기업설명책임법에 따른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 규칙은 PCAOB가 의무화한 감시활동을 수행을 외국 정부가 거부할 경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PCAOB의 새 규칙 제안 소식에 중국 주식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13일 뉴욕 증시에서는 장 마감 시점에 영어교육업체인 신동방교육과기(新東方敎育科技, EDU)의 주가가 전일 대비 14.42% 하락했고, 소셜 EC 플랫폼 핑둬둬 (倂多多)는 7.11% 하락, 동영상 공유 사이트 비리비리 (嗶哩嗶哩)은 6.83% 하락했고, 알리바바는 6.28% 하락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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