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발동한 제재 조치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위청둥(余承東) 상무이사 겸 컨슈머비즈니스그룹(CBG)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위챗(중국 SNS)을 통해 “화웨이는 미국의 4번의 제재로 제품 출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게시물에서 미국의 제재가 “회를 거듭할수록 더 심해졌다”며, “그 결과 하이엔드 시장은 미국 애플사에, 미들레인지와 로우엔드 시장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에 각각 빼앗겼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5위는 삼성,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6위로, 6년 만에 5위에서 탈락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비보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2160만대, 오포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2060만대, 화웨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1490만대로 3위로 전락했고, 샤오미는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1350만대로 4위로 나타났다. 5위는 애플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1200만대를 출하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해외 데이터 수집 활동에 적극 협력하며, 각국의 기밀과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 유출해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미 행정부는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제재를 가했다.
미 상무부는 2019년 5월 화웨이에 대한 금수 조치를 도입해 이 업체에 대한 미국 내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후 미국 제조 장비나 설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외국산 반도체에 대해서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또 화웨이와 관련된 업체 152개사는 사실상 금수 목록인 '블랙리스트' 에 등재됐다.
화웨이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궁지에 몰렸다. 2020년 1년 동안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4.1% 감소했고 4분기에는 41% 급락했다. 같은 해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8914억위안, 순이익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646억위안 이었다. 업체의 이익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지만, 납세액이 반감함에 따라 순이익은 반대로 증가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금수 조치가 계속될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반도체 칩 재고 부족으로 결국 중단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때 세계 1위였던 시장 점유율이 4.3%까지 떨어지면서 상위 업체에서 탈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현재 스마트폰 사업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양돈, 양식, 탄광 등 새로운 수익 방안을 모색 중이며, 지난달 20일에는 전기차 출시를 발표했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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