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최근 중국의 금융 규제를 공개 비난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마 전 회장과 앤트그룹 경영진을 전격 소환했다.
3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기관은 전날 마 전 회장과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등 앤트그룹 경영진을 전격 소환해 예약 면담인 ‘웨탄(豫談)'을 진행했다.
웨탄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일종의 공개적인 ‘사전 경고’로 볼 수 있다.
금융 당국의 이번 호출은 마윈이 최근 금융 당국의 감독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되어 불려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 전 회장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금융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마 전 회장은 “기차역을 관리하는 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순 없고,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를 규제할 수 없다”며 “중국엔 제대로 된 금융제도가 없기 때문에 제도적 위험도 없지만, 제도의 부재 그 자체가 위험요소”라고 중국 금융 정책을 정면적으로 비판했다.
이번 보도에 대해 앤트그룹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면담에서 언급된 내용을 최대한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면담이 이뤄진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다만 면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고 갔는지에 대해선 금융당국과 앤트그룹 모두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웨탄은 마 전 회장의 비판에 대한 질책 외에도 앤트그룹을 포함한 핀테크 업계 전반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강화를 예고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앤트그룹은 오는 5일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통해 35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민은행은 앤트그룹 경영진과 면담한 2일 △금융지주회사 이사·감사·임원 보직관리에 관한 잠점 규정 △인터넷 소액대출 업무 관리 잠정 방법 등 핀테크 업계 규제 방안을 담은 2가지 법규를 입법 예고했다.
전날인 1일에는 앞서 중국 국무원이 지난 9월14일 발표한 비금융회사가 2개 분야가 넘는 금융사업을 시행하면 금융지주회사로 등록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금융지주회사 인가·관리 실시 결정’도 시행에 들어갔다.
이 대상에는 모바일 결재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송금·이체는 물론 대출·보험·자산관리까지 다루는 중국 최대 핀테크 업체인 앤트그룹도 포함된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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