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중국의 무역업자 사이에서 ‘공안 당국이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명 경제 블로거는 지난 18일, 중국 SNS 웨이보(微博)에, 제조업체가 집중된 저장성 이우(義烏)시 고객들의 은행 계좌가 동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많은 무역업자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이우시뿐 아니라 광저우와 선전, 상하이, 푸젠 등 무역이 활발한 지역에서도 은행 계좌 동결에 대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동결 금액은 수만~수천만 위안에 달하며, 그 다수는 중국 농업은행 계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중국의 한 경제매체에 따르면, 당시 이미 수만 건의 계좌가 동결됐으며, 같은 달 19일에만도 천여 개의 계좌가 폐쇄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무역업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4년간 사용하던 농업은행 계좌가 갑자기 동결됐다”며, “팬데믹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는 도움은커녕 사람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매체는 “수십 년 사용하던 은행카드가 돌연 동결됐다고 주장하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며, 다롄에서는 약 700개 계좌가 공안에 의해 동결됐다고 부연했다.
이외에 허난성 원(温)현 공안국, 라싸 공안국, 하남 뤄허(洛河) 공안국, 내몽골 공안국, 충칭 공안국, 란저우 공안국, 운남 공안국, 신장 공안국 등도 계좌를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좌가 동결된 지역은 다양하지만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계좌가 동결된 구체적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좌가 7번 동결됐고, 다른 성의 경찰로부터 4번의 심문을 받았다는 두위에(杜越, 가명) 씨는, 자신의 사연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는 공안이 ‘인터넷 사기와 도박’을 계좌 동결 이유로 내세워,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제출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누군가가 ‘인터넷 투자 이야기로 돈을 사기당했다’고 신고한 경우, 현지 공안국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 의심되는 계좌를 잇따라 동결시킨다. 이 과정에서 많은 무역 업체의 계좌가 그 대상으로 지목돼 동결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 씨는 자신의 경험과 관련해, 무역 계좌 관리자들은 만약을 대비해 ‘계좌 이용계획 세우기’, ‘법적 신분을 규정’, ‘가능한 소득 증거’ 등을 준비할 것을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정부가 경제 침체, 범죄단속을 구실로 국민들의 자산을 가로채려 한다고 꼬집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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