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양국의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됐지만, 해외 기업의 탈중국 가속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법률사무소 해리스 브리켄의 CEO 댄 해리스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해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 거점을 철수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기업들의 탈중국을 부추기는 배경으로는 관세 공포 외에도 생산비 상승, 환경 악화, 중국 당국의 규제 등이 꼽힌다.
미국 플로리다 소재 조명 업체 캡스톤콤패니 홍콩 대표 래리 슬로벤은 해외 기업들의 탈중국 가속화에 대해 "내일 당장 관세가 철폐돼도 기업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누구도 중국에서의 생산비 부담을 감내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SCMP에 밝혔다.
프랑스 스쿠터 제조업체 글로버도 SCMP에 "중국 공장에서 생산비가 15~30% 올랐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을 떠나는 것이 (경제적) 손실을 절약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내 해외 기업의 엑소더스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기존의 경제 질서가 무너지면서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제1차 무역합의를 도출했지만 기업들은 그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며, 설령 미국이 관세를 철폐한다 해도 기업들은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샤프, 소니, 닌텐도, 고프로, 하스브로, 삼성 등의 대기업들은 이미 중국 내 일부 생산 시설을 인접국으로 이전하고 중국 내 사업 규모를 계속 줄이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대미 수출국 1위였던 중국은 무역전쟁 이후 멕시코, 캐나다에 밀리면서 3위로 밀려났다.
이러한 중국의 상황은 동남아시아 주변국에 경제 성장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대중 관세 부과 시점인 2018년 6월 대비 51.6% 올랐다. 말레이시아(11.3%), 태국(19.7%), 인도네시아(14.6%), 대만(30%)도 대미 수출 규모가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제조 및 노동비용의 지속적 상승, 각종 규제 등으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매력을 잃으며, 종말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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