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멍완저우 화웨이(중국 통신장비업체) 최고재책임자(CFO)에 대한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할 신병 인도 재판이 20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됐다. 이번 재판은 24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되며, 11월까지 총 네 차례 열릴 예정이다.
미국의소리(VOA)방송 등에 따르면 멍 CFO가 이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법원 공판에 출석했다.
앞서 멍 CFO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기고 이란 통신사와 화웨이 간의 거래를 주도해왔다는 혐의로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같은 달 보석 석방된 뒤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벤쿠버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가택연금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멍완저우를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하고 정식으로 캐나다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VOA 등 외신과 일부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송환법이 지난 1999년 개정된 이래, 캐나다가 범죄인 인도 요청의 90%를 허가해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멍 CFO과 화웨이 측은 미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멍 CFO의 신변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미국은 이를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소위 ‘협상 카드’로 사용해왔다.
멍완저우 측은 재판에서 송환이 결정된다 해도 캐나다 법원에 항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멍 부회장의 신변을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은 향후 수 년 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캐나다 법원이 이번 재판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이중범죄’ 원칙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인 인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특정 범죄에 대해 두 나라가 쌍방 처벌한 요건을 충족해야한다는 것이 이중범죄 충족 여부의 골자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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