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P2P 금융’이 대출 사기와 불법자금 조달 통로로 악용되는 데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P2P는 기존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개인 간 자금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며, P2P 대출업체들은 개인 여러 명의 투자금을 유치해 다른 개인이나 기업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인터넷위험전문관리대표팀(CIFRSRWL)은 전날 모든 P2P 업체에 이달 말을 기준으로 2년 안에 소규모 대출회사로 전환할 것을 지시했다. CIFRSRWL는 중국 정부가 온라인 대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이번 지시에 따라 모든 중국 P2P 대출업체들이 소규모 대출 기관으로 전환하기 1년 전까지 미회수 대출금을 청산해야 한다. 다만 50억위안(7억1030만달러) 이상의 장기 미회수 대출금을 정리해야 하는 P2P 업체들은 2년의 말미를 추가로 부여받는다.
자본금이 5000만위안(약 84억원) 미만인 P2P 업체는 지방의 소규모 대출회사로, 자본금이 10억위안 미만인 업체는 전국 단위 소규모 대출회사로 각각 전환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 위험이 심각하고 사기성이 있는 P2P 업체는 소규모 대출회사 전환이 금지되며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
중국에서 P2P 대출 서비스 시장은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중소기업·개인의 대출 수요와 투자처가 필요한 투자자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한때 투자자만 5000만 명에 이르고 대출 규모도 1조위안에 달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5년 6천개까지 늘어나 중요한 대출 체계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관리 감독이 느슨한 탓에 대출 사기가 잇따르고 불법자금 조달 통로로 악용되며, 다단계식 영업구조와 사장이 없는 무책임한 경영 등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단속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여우 사냥’이라 불린 작전명으로 투자자와 대출자를 대폭 줄이고 사업 규모도 축소할 것을 지시하는 등 P2P 대출업체를 집중단속했다. 지난 4월엔 조사를 이유로 각 업체 고위 임원에게 여행 금지령까지 내렸다.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한때 6000곳에 달하던 업체는 지난달 기준 427곳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이번 지침으로 전국 단위 소규모 대출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업체는 3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단속에 대해, 최근 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P2P 대출업체를 이용한 소비자 대출 급증으로 금융 위험 초래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했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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