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홍콩 정부가 추진하려던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안이 시민들의 반발로 무기한 연기됐지만 아직 ‘완전 철회’ 되지는 않은 가운데, 혼란한 정세에 불안을 느끼는 홍콩 부유층들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경제 리스크에 민감한 홍콩 부자들이 최근 자산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한 예로 홍콩의 한 자산 운용관리자를 인용해 최근 그의 고객이 미 씨티뱅크 홍콩 지점에 예치했던 1억달러(약 1,177억원)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달러가 강세화를 보이면서 홍콩 달러의 대달러 환율은 1 달러 당 7.8 홍콩 달러 대를 웃돌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급격한 자금 유출과 달러에 대한 높은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수 년 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이주한 중국인 부자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홍콩 부자들은 지금 가능한 한 모든 자산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개정안이 가결되면) 인권과 자산에 대한 보장이 없어지므로 도망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콩 행정장관 직속 씽크탱크인 중앙정책조(中央政策組)의 라우사이렁 (劉細良) 고문은 부유층 외에 홍콩 기업도 철수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홍콩 국제공항 제3 활주로 건설사업에 참여를 희망했던 한 기업은 홍콩의 불안한 정치 및 경제 상황을 이유로 사업 참가 보증금 반환 신청을 포기한 후 사업 투자를 취소했다.
홍콩 경제학자 케빈 쯔이(Kevin Tsui, 徐家健) 교수는 RFA에 “많은 부유층들이 현재 해외 이주와 투자에 착수하고 있다. 홍콩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은 이미 수 년 전 자산을 해외로 옮겼다”라고 밝혔다.
라우 고문은 “홍콩의 부유층들은 ‘범죄인 인도법’이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지만, 홍콩 정부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만큼 그에 따라 홍콩의 세계금융센터 지위를 확립시킨 사법제도가 붕괴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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