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중국 당국은 강경한 반미 자세를 보이면서도 자국 시장에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쓰고 있다. 그러나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5년간 최대 규모의 해외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고 외자 기업 철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의한 영향은 제한적이며, 위안화가 방어선인 1달러당 7위안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선전하는 등 국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경제 조사기관인 CEIC와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5월에 걸쳐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약 12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이는 2014년 세계 투자자가 홍콩을 통해 중국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 ‘스톡 커넥트(주식 상호 거래)’ 제도 개시 이래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이에 대해 재미 정치경제 애널리스트 친펑(秦鵬)은 “자금 유출이 가속화된 주요 원인은 최근 중국의 강경한 자세로 무역전쟁의 출구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경제 전반과 기업 이익에 영향이 미칠 뿐만 아니라 위안화 약세를 가속화시킨다. 경쟁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에는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진단했다.
지난 4일, 삼성전자는 중국 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광둥성 후이저우(恵州)시의 스마트폰 공장에서 인력감축에 착수했다. 또한, 재중 미국 기업 단체인 ‘중국 미국 상회’가 5월 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재중 미국 기업의 약 40%가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철수할 것을 검토 중이며 일부는 이미 이전을 시작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셰톈(謝田) 교수는, “산업 체인과 공급 체인의 이전은 이제 멈출 수 없다. 중국 국내 기업마저도 자국에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 중국은 수출뿐 아니라 취업, 위안화 안정, 외환보유고 등 면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현재 경제의 불안정으로 실업률과 물가가 치솟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4월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상승했고, 식품 가격은 6.1% 상승했다. 한 농업부문 관계자는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70%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제 불안 상황에 대해 중국 당국은 지도부로 쏟아지는 국민들의 불만과 원망을 반미 여론 구축에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친 씨는 “중공 내부의 일부 사람들은 마오쩌둥 시대의 한국 전쟁처럼 미국과의 문제를 전투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중공은 마오 시대에서 뿐 아니라 현재에도 국민을 희생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지킨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찰 심화를 초래하고 외자기업 철수를 가속화하며 국내 기업의 투자 의욕을 잃게 해 실업률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소비 능력이 저하되고 은행은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어 스태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된다”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5일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을 6.3%에서 6.2%로 하향 수정했다. 또한, 2020년과 2021년에는 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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