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당국이 금융위기 억제를 위해 자국 내 금융 지주회사에 대한 감독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지난 2일 ‘중국 금융안정보고(2018)’에서 국영 및 민영 대형 금융지주사 5개사에 대해 시험적으로 규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이 같이 전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셰톈(謝田) 교수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서 외환보유고 감소와 위안화 약세, 자금유출 문제 등으로 금융 리스크가 높아진 데 따른 조치로 분석했다.
리커창 중국 부총리는 올해 초, 국내 경제정세에 관한 정부 보고에서 금융 지주사에 대한 감독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지주사는 ‘은행·증권·보험·신탁 등 업태가 다른 금융기관의 주식을 보유하고 모회사로서 산하 기업의 경영을 통괄하는 회사’를 말한다. 대부분의 중국 금융 지주사들은 보험과 은행 등의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켜왔다.
중국 정부는 2년 전부터 금융 지주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왔다.
2015년 말 광둥성 선전시의 바오넝(寶能) 투자집단은 산하 보험사를 통해 중국 부동산 최대업체인 ‘완커(萬科)기업’을 적대적 인수해 단기간에 이 기업의 최대 주주가 됐다.
중국 금융학자 허장빙(賀江兵)에 따르면, 당시 바오넝 투자집단의 적대적 인수에 대해 상장기업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졌다. 인수 자금의 출처는 이 보험사가 판매하는 높은 수익투자형 생명보험 상품으로 모은 자금과 증권 신용거래와 주식 권리 담보 등 이었다.
허 씨는 “당시 바오넝은 이 인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매우 높은 레버리지를 걸었다”며, “모든 상장기업을 인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세였다”고 말했다.
한편, 재미 중국금융전문가 친펑(秦鵬)은 중국의 금융 리스크가 계속 커지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올 들어 빈발하고 있는 ‘온라인 대출 ‘P2P’ 업체 및 지방 사채 등의 채무 불이행이‘이 금융 리스크를 부추기고 있다며, 머지않아 채무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친 씨는 또 지난 2일 쓰촨성 쯔궁시의 한 은행에서 뱅크런(back run· 예금자들이 맡겨둔 예금을 찾기 위해 한순간에 은행으로 몰려드는 현상)이 일어난 데 대해, “금융 리스크의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상장기업인 화시넝위안(華西能源) 등 3개사는 쯔궁은행 주주 지위를 이용해 유령회사를 통해 은행에서 불법으로 약 400억위안을 대출했다. 이 영향으로 쯔궁 은행이 막대한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은 자신의 예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 은행으로 몰린 것이다.
친 씨는 금융 지주사에 대한 당국의 규제 강화에 대해 “은행 대주주의 자금착복과 고(高)리스크 금융상품 판매를 막을 수 있어, 채무위기와 금융위기 발생률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의 금융 지주사에 대한 금융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허위 출자, 이해 관계자간 거래, 급격한 사업 확대 등의 문제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당국은 5개사의 금융 지주사에 대한 규제를 시험적으로 시행한 후,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 금융 지주회사에 새로운 규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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