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경제가 무역전쟁 여파로 계속 위축되는 가운데, 당국이 사회 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부정적인 경제 보도’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중국어판 등에 따르면, 정부 당국이 전날 각 언론기관에 경제와 관련된 부정적 보도를 자제하라고 통지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통지와 관련해 ▷경제 예상지표 미달 ▷미중 무역전쟁 여파 ▷지방정부 채무 리스크 ▷경제성장 둔화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중에도 물가는 계속 오르는 현상)이나 가격 상승 ▷소비자 신뢰 감소 조짐 ▷민생고와 관련된 사회 핫이슈 등 6가지 경제 관련 주제를 제시했다.
당국은 또 이번 통지에서 경제 보도에 달리는 부정적 내용의 댓글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
NYT는 중국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두고 이미 소비 긴축, 공업이익 감소 등 현상이 나타났으며, 증시도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이번 조치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단속과 관련해, 홍콩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봉황망(鳳凰網)>이 독자들에게 ‘불량한 소식’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최근 운영을 일시 중단 당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규제 담당 부처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26일 홍콩 봉황망 책임자를 '웨탄'(約談) 형식으로 불러 불법 및 규정 위반 행위를 즉각 시정할 것과 전면적인 운영 개선을 요구했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봉황망이 독자들에게 불량한 정보를 전파하고, 뉴스 제목을 원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고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사들이 문제가 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봉황망 측은 이에 대해 깊은 반성을 표하고 문제가 된 종합 뉴스, 경제 뉴스, 과학기술 뉴스 채널을 각각 2주에서 한 달 운영을 중단하고 잘못된 부분들을 즉각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나스닥 상장사인 대형 포털사이트 <왕이(網易)>도 같은 달 12일 금융, 증시, 거시경제, 산업 등의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채널 운영을 돌연 중단했다.
당시 왕이는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경제채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 정보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규정 위반 행위를 바로 잡겠다”고 밝혔지만 그에 대한 구체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밖에 중국 경제 전문 매체인 재경망(財經網)의 공식 웨이보도 유사한 이유로 약 2주간 차단조치를 당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보도 통제에 대해, ‘미국과의 무역전이 장기화되면서 그에 따른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사회 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P/NEWSIS)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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