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 내 해외기업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과 중국 내 사업환경 악화 등으로 속속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 따르면 중국 내 해외 기업들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고용비 증가와 토지 비용, 세수 부담 등으로 인한 사업 환경 악화로 중국에서의 철수를 고려 또는 이행하고 있다.
SCMP는 “미국, 유럽, 일본, 대만 기업 등 다수의 해외 제조 기업이 생산기지 이전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가 최근 2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조사 대상 기업의 54%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홍콩 매체 <동망(東網)>도 중국 제조업 기지인 광둥(廣東)성 선전시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선전에서 지난 수 개월간 이미 1만 5000개 기업이 철수 했다고 보도했다.
선전시 산업단지 근로자의 세후 평균 월 급여는 5000위안(약 81만4000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와 각종 기본 복지비용을 합산하면 1인당 1만2000위안(약 195만4000원)이 소요됐다. 1인당 월급여가 1000위안 가량인 베트남과 비교하면 약 12배 비싸다.
동망은 기업들의 탈출 가속화와 관련해 인건비 상승을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했고 토지비용 증가, 세수 비용 등도 탈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까다로워진 환경기준도 중구 내 제조 기업들의 투자 리스크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 대만 기업 중 최소 20개 이상이 본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는 방안을 대만 정부에 타진하고 있다. 중국에는 약 10만개의 대만 기업이 진출해 있다.
대만 경제부 선룽진(沈榮津) 부장은 이 기업들의 대만 이전을 적극 환영하고 효과적인 지원을 약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기업도 중국 내 생산 기지를 본국 또는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NHK방송은 최근 중국 내 일본 건설기계·전자·전기 제조업체 중 일부가 중국 생산품을 국내나 제3국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 건설기계 업체인 ‘고마쓰’가 셔블카(shovel car) 등 건설기계 부품 생산 일부를 지난달부터 일본과 멕시코로 이전했고, 전자·전기 메이커인 미쓰비시(三菱)전기도 레이저 가공기 등 공작기계 생산을 지난달 나고야(名古屋) 공장으로 이전했다.
중국 내 미국 기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430여곳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생산지를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중국 내 사업 환경 악화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의 생산 대체 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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