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 인프라 건설 구상, ‘일대일로(一帯一路) 프로젝트’에 관련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금 조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리러구(李若谷) 전 중국 수출입은행 대표이사는 지난 12일에 광저우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일대일로에 관련된 대부분의 국가들은 빈곤국이어서 프로젝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대일로’ 관련 국가들의 유동 부채비율(liability ratio)과 부채비율(debt ratio)은 각각 35%과 126%로, 세계 평균 위험 수치인 20%과 100%를 훨씬 상회한다.
리 전 대표는 “이러한 국가들의 발전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많은 민간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계 싱크탱크, 국무원 개발연구센터의 왕이밍(王一鳴) 부국장도 이 포럼에서 한 강연에서 ‘일대일로’는 매년 5000억 달러(약 533조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의 싱크탱크에서도 ‘일대일로’에 참여한 나라들이 부채 함정에 빠질 위험을 우려한 바 있다. 뉴델리 정책 연구소의 브라마 첼라니(Brahma Chellaney)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대출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과는 달리, 중국이 전략적으로 요충지로 여기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스리랑카를 들 수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고금리 채무상환을 앞둔 스리랑카는 자금 조달 문제로 함반토타(Khambatota) 항구 운영권을 99년간 중국에 양도했다. 이 항구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을 잇는 중요한 인도양의 무역항로에 위치한다.
워싱턴 국제전략연구센터(International Strategic Research Center, ISRC)의 조사에 따르면, 각국에서 진행되는 일대일로 사업은 약 90%가 중국 기업에 의해 진행된다. 따라서 각 대상국은 경제규모를 초과한 거대한 인프라 사업으로 중국에 대한 거대한 채무 부담만 안게 될 뿐 혜택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사진: NEWSIS)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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