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보아오 아시아 포럼 연설에서, 해외 자본 기업에 대한 시장 규제완화, 지적 재산권 보호 강화, 자동차 등의 관세 인하 계획을 밝혔다.
일부 전문가와 외신은 시 주석의 이번 발표가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해, 중국이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유화적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재미 경제전문가 청샤오눙(程暁農)은 “중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시장개방을 약속했지만 실행한 적이 없다”며, “이번 발표에 대한 실행 여부를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표는 중국이 지난 1월 스위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 포럼 연차총회 (다보스 회의)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시장개방을 확장하고, 개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지 얼마 안 되어 나온 것이다.
청 씨는 중국의 경제 발전은 ‘대미 무역흑자’와 ‘해외기술 강탈’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자국 제품을 낮은 관세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면서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를 적용해 자국 시장 진입을 막는 불공평한 방법을 줄곧 고수해왔다고 분석했다.
청 씨는, 중국의 제조 기술력은 지난 20여 년간 크게 발전했지만 그 대부분은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기술이전을 강요해 얻은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는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 시장과 기술의 교환)’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외국 기업이 중국 진출로 인해 거대한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되지만, 대신 기술을 중국 측에 이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청 씨는 “중국 당국은 지난 30년간 이러한 방법으로 해외 기술을 취득해왔다며, ”중국 고속철도가 그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청 씨에 따르면, 중국 철도부는 중국 진출을 노리는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 3개사에게 기술이전을 강요했다. 중국 당국은 각 기업들에 대해 “계약에 앞서 각 사의 기술을 먼저 확인한 후 거래할 업체를 정하겠다는 수법을 사용해 3사의 기술을 가로챘다.
그는 “중국은 각 해외 기업으로부터 빼돌린 기술을 자국의 고유한 기술로 둔갑시켜 해외에 팔고 있다. 중국은 각국과의 기술 싸움에서 정면으로 맞설 힘이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클린턴 정권 이후, 미국의 대중정책 핵심은 ‘끌어들이기’이다. 대중 무역과 투자를 강화하는 대신, 중국 당국을 국제사회로 이끌어 중국의 정치체제 전환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청 씨는 이에 대해 “중국은 WTO 가입으로 글로벌 시스템의 일원이 됐지만, 정치 개혁에 있어서는 전혀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 정부 내에서도 이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자국 시장을 중국에 개방한 이후 미 제조업에 심각한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청 씨는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미중 무역마찰과 관련해,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겠지만 전부를 다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급속히 악화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청 씨는 시 주석이 보아오 포럼에서 언급한 ‘시장개방’에 대해 “실제로 개방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미 정부는 말로서의 약속이 아닌 실제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 진행된 미중 통상 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해 ‘기술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지’를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거부했다. (사진: AP/NEWSIS)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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