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의 폭발적 급증으로 현금 사용이 크게 줄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12일(현지시간) 화신(和訊)망, 써우후(搜狐) 재경망 등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현금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곳곳에 설치됐던 ATM이 무용지물이 되어 가고 있다.
중국 은행 업계에 따르면 ATM기 설치 대수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20%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16년부터 알리페이(Alipay·지푸바오<支付寶>), 웨이신(微信) 지푸 등 모바일 결제 사용이 급증하면서 정체되기 시작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설치된 ATM 규모는 2015년 86만6700대에서 2016년 92만4600대로 늘어났지만 지난해 94만7000대를 기록해,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다.
은행 업계 관계자는 “ATM 사용이 크게 줄면서 대 당 7만 위안의 원가 부담을 지면서 대당 운용 수입이 30% 가량 감소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 인터넷뱅킹 개발과 함께 ATM 퇴출에 나서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중국의 각 은행들은 올해부터 영업점포 축소와 함께 ATM 철거에 나서고 있다. 우선적인 철거 대상은 주로 대형 슈퍼마켓 안에 설치된 ATM이다. 최근 들어 현금결제 비중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한 소식통은 “현금 거래량이 이전 같지 않고 현금거래 원가도 지나치게 높아 각 은행들이 ATM기를 최대한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거한 기기는 농촌에 재배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TM이 크게 줄면서 ATM 제조업체들도 위기를 대처할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ATM 기업인 광뎬윈퉁(廣電運通)도 ‘무현금 연맹’ 합류를 선포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 중이다.
이렇듯 중국에서 ‘무현금 사회’가 빠르게 구축되는 데에는 국가적인 주도가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중국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무현금 사회(无.金社.) 건설’에 내용이 거론된 데 이어 이를 적극 추진하자는 건의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양회는 매년 3월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국가 단위의 두 행사를 통칭하는 것으로 국가최고권력 기관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가리킨다. 이 기간에는 중국의 성장 목표와 개혁 방향이 발표되며, 각 산업계의 주요 인사들과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실천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양회 개최 한 달 뒤인 4월 18일. 알리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앤트파이낸셜은 항저우에서 15개 기업과 함께 ‘무현금연맹’을 결성하고 최소 30억 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동맹에는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비롯해 심천의 전자상가인 화치앙전자세계, 공유자전거 서비스인 오포, 편의점 업체인 상하이로손, 까르푸차이나, 배달 서비스 기업인 코우베이와 어러머, 핀란드여유국, 핀란드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이패시(ePassi), 호주 모바일결제서비스 페이방(Paybang)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P?NEWSIS)
곽제연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