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주식 상장기업 1170개사가 지난해 투자한 금융상품 규모가 전년대비 49% 증가한 1조 2400억 위안(약 207.8조원)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쉐도우 뱅킹 리스크 확대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고, 전문가는 자금이 기업이 아닌 금융시장으로 흐르는 현상은 중국 실물경제의 취약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21일(현지시간) 중국 금융 데이터 서비스 업체 상하이 윈드쯔신 (Wind資訊)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상장기업이 투자한 금융상품 규모는 2016년에 비해 49%, 2015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많은 금융상품은 대형 은행에 의해 발행됐고, 만기일이 3주부터 6개월까지인 단기형이다.
또, 1~3개월까지 단기형 금융상품의 평균 금리는 연율 환산으로 4.9%가 된다. 반면 중국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1.5%라고 한다. 즉 기업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WSJ는 “일부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은 내역이 불투명하다”면서, 이들 은행이 레버리지를 사용해 상품의 이율을 높여왔다고 지적했다. 금융상품을 구입한 대다수 기업은 은행 측이 금융상품을 담보로 기초가 되는 자산손실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중소 은행에서는 예금 잔고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용과 개인용 대출 부족으로 수익이 저조하다. 때문에 은행은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기업에서 모은 자금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대출을 늘려 수익 향상을 꾀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수법이 쉐도우 뱅킹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은행은 금융상품을 자산부채표에 기입하고 있지 않아, 금융상품의 기초가 되는 자산과 레버리지 실태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는 거액의 자금이 고위험 상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채무불이행(디폴트)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 측 기업이 손실을 입어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 평론가 원샤오깡(文小剛)은 중국 기업이 금융상품에 치우쳐 있는 것은 그것 외에 더 나은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 기업이 설비 투자와 생산을 확대해도 수익으로 연결될 전망이 없는 것을 의미해, 중국 실물경제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을 가리킨다. 기업이 금융시장에서의 투자와 투기로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윈드쯔신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금융상품을 구입한 기업은 부동산 개발업, 제조업, 식품 생산업, 그리고 IT분야다.
기업을 연구하는 중국시장감독관리학회가 최근 발표한 ‘기업연도보고(2016)’에 따르면, 2016년에 전국 2200만개 기업 중 흑자 기업은 전체 28.5%, 수지 균형을 이룬 기업은 32.3%, 적자기업은 38.7%이다. 이 통계는 중국 기업이 저수익 또는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실물경제에 투입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것을 의미한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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