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갈수록 악화되는 생산 여건 환경에 지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에 힘입어 ‘세계의 공장’으로 발돋움 했지만 최근 들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인건비와 임대료, 비싼 에너지와 물류비, 자금 조달 고충 등으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저비용 대량 생산이 어렵게 됐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무역 정책 강화로 중국산 제품에 45%의 높은 수입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해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보도는 이러한 움직임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가파른 임금 상승에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5년 1.20 달러(약 1355원)에서 2016년 3.60달러로 11년 만에 3배로 수직 상승했다.
이 같은 중국의 임금 수준은 아시아의 태국과 필리핀,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를 이미 오래 전에 넘어섰고,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 임금 수준의 7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임금 상승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노동비용은 미국과 비교하면 4% 정도 낮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도는 틸로 하네만 로디엄 그룹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생산 라인의 미국 이전을 꾀하는 또 다른 원인은 미국 새 정부의 ‘대중국 무역 정책 강화’에 있다”며,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새로운 생산시설에 대한 직접투자인 그린필드(해외 자본이 투자대상국의 용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투자 방식) 투자가 지난 5년간 급증한 것을 그 예로 들었다.
미국은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연한 노동시장과 값싼 에너지, 거대한 내수시장이라는 ‘3박자’를 갖춰 제조업체들이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최근 수년간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공장 진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움 그룹’에 따르면 2000∼2016년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778건의 그린필드 투자로 460억 달러를 투입했다. 중국 기업의 투자 규모가 가장 많은 지역은 캘리포니아 주이다. 이 기간 동안 370개사 59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어 텍사스(56억 달러,138개사) 노스캐롤라이나(55억 달러,80개사) 일리노이(40억 달러,111개사) 뉴욕(38억 달러,120개사) 등의 순이다. (사진 출처: 미주 중앙일보)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