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기업 감세정책’으로 자국 기업들 사이에 나타날 '탈(脫)중국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기간 중 밝힌 ‘기업 감세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 연방기업의 세율을 기존의 35%에서 15%로 인하하고, 둘째 기업의 국내 송금 소득에 대해 10%의 우대 세율을 1회 적용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밖에도 중국 등 해외에 있는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유턴’시키면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해외 유보 수익금을 미국으로 가져올 경우 10%의 저율 과세를 적용하겠다는 등의 내용도 공표했다.
미국은 이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때부터 해외에 있는 미국 기업들의 생산 공장을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을 시행해왔고, 현지의 각 주정부는 이 정책에 발맞춰 유턴하는 자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해외 기업에도 토지 무상 제공,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각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의 리쇼어링 정책에 트럼프 당선자의 법인세 인하 정책까지 가세해 미국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내 제조기업들은 이미 수 년 전부터 가파른 인건비 인상과 높은 세금, 운영비용, 토지가격 상승 등으로 허덕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에 최대 장점이었던 ‘값싼 노동력’도 해마다 가팔라지는 임금 상승으로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얼마 전 차오더왕 중국 푸야오유리공업그룹 회장은 최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업 감세정책을 염두에 둔 듯한 “미국은 중국보다 기업의 제조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전기요금이 중국의 절반, 천연가스는 중국의 25%에 불과하다. 또 미국의 고속도로는 사용료가 없기 떄문에 물류 운송비도 훨씬 적게 든다”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
푸야오유리공업그룹은 미국에 약 10억달러를 투자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차오 회장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법인세율은 35%로 다른 세금 등이 추가되면 기업들의 사실상의 세율은 약 40%이다. 반면 중국 법인세는 25%이지만 여기에 부가가치세(VAT) 17%가 더 붙고 교통세, 건설세, 교육세 등 각종 명목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되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기업보다 약 35%의 세금을 더 내고 있는 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내년부터 기업의 법인세를 최대 15%까지 인하하면, 중국을 비롯해 많은 해외 기업들이 미국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의 음료업체 와하하 창립자 종 칭허우도 중국의 세금에 대해 “올해 중국 당국의 세금부과율이 지난해보다 더 높았다"며, ”미국의 기업 감세정책처럼 감세는 물론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당국이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