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선양(瀋陽)이라는 것 빼고는 다 가짜라고 보면 됩니다.” 얼마 전 조선일보 중국 취재팀이 선양에서 만난 한국 기업 사람이 농담 반으로 한 말이다. 그는 한국에서 수백만원 한다는 명품 시계를 보여주며 20위안(2400원) 주고 산 가짜라고 했다. 그가 지닌 지갑, 허리띠, 구두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중국에서 샀다고 하면 진짜도 가짜 취급을 받으니 굳이 진짜 제품을 찾아 다닐 이유가 없다고 했다.
▶‘사람 빼고는 못 만드는 게 없다’는 중국이다. 가짜 상품이 넘쳐 흐른다는 뜻이다. 기상천외한 짝퉁도 많다. 광저우(廣州)에서 문제가 됐던 가짜 달걀은 공업용 파우더와 백반으로 흰자를, 칼슘 염화물질로 노른자를, 파라핀 왁스로 껍질을 만들었다. 달걀을 깨보면 흰자와 노른자가 뒤섞여 가짜라는 걸 알아볼 수 있지만 그전에는 진짜와 구별하기 어렵다니 이쯤이면 예술 수준이다. 달걀값이 얼마 한다고 그런 정성인지 모를 일이다.
▶2004년 안후이성(安徽省)에서는 가짜 분유를 먹은 어린이 13명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살아 남은 아이들도 심각한 영양 결핍과 부작용으로 몸은 마르고 머리만 커지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작년엔 광저우의 중산대학 부속병원에서 자동차 부동액으로 쓰이는 ‘디에틸렌 글리콜’이 들어간 가짜 주사제를 맞고 9명이 죽기도 했다.
▶주중(駐中) 한국대사관의 황정일 정무공사가 29일 베이징 시내 중심가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황 공사는 전날 저녁 사무실에서 일하다 밖에서 사온 샌드위치를 먹은 뒤 밤새 심한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 그래서 이튿날 아침 서둘러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다 호흡 장애로 숨졌다고 하니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중국 경찰과 위생당국은 링거액이 가짜인지 조사 중이라고 한다.
▶개혁·개방 정책의 문제점을 고발하다 정치 탄압을 받고 미국으로 망명한 대학교수 허칭리엔(何淸漣)은 오늘날의 중국을 ‘사기꾼들의 공화국’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부터 기업인, 상인까지 모두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만 혈안인 사회가 돼버렸다는 개탄이다. 그는 “목숨 하나 버려 돈만 벌 수 있다면 우리 가족 몇 대는 부자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인들의 새로운 가치관이라고 꼬집었다.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기는 했지만 직업 윤리와 신용 같은 시장경제의 도덕적 질서는 세우지 못한 탓이다. 세계 4위 경제 대국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8-01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