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살아보려 한국에 시집왔는데…” ::)“한국에 온 이후 단 한번도 행복한 순간이 없었습니다.
남편은 돈을 가져오라며 때리기만 합니다.
감옥 같은 한국이 원망스럽습니다.
” 한국 남성들과 결혼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 여성들이 ‘무너진 신데렐라의 꿈’에 신음하고 있다.
‘잘 사는 나라’ 한국에서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꿨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협박과 폭력, 매춘을 포함한 경제적 착취뿐이 었다.
결국 이들은 남편을 피해 숨어 살거나, 한국을 원망하며 고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남편의 한국인 아내’가 폭행” = 마노 수산티(36·가명) 씨는 필리핀에서는 대학까지 나온 인텔리. 1997년 한국인 김모(46)씨를 만난 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자신보다 10살이나 많은 남 자였지만 ‘한국에선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에 1999년 함께 한 국으로 들어왔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지하실 단칸방과 고된 삶이었다.
무직이었던 남편은 단 한번도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남편의 ‘한국인 아내’ 이모씨까지 나타났다.
“돈을 안 주면 체류기간 연장을 해주지 않겠다”며 마노를 때리고 강제로 “7000만원을 빌렸다”는 거짓 차용증까지 쓰게 했다.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노와 아이들을 추운 겨울에 신발도 없이 내쫓은 뒤 통장과 여권을 훔쳐가기도 했다.
6년간 노예처럼 살았던 마노는 지난해 이혼소송에서 승소한 뒤 지금은 모 지방도시에서 아이들과 숨어 살고 있다.
◆“남편이 매춘 강요도” = 중국 조선족인 고모(57)씨는 1998년 일용직 근로자였던 한국인 박모씨와 결혼했다.
고씨는 생계를 위해 서울에서 건물 청소하는 일을 시작했지만, 곧 남편의 횡포 가 시작됐다.
남편은 체류기간 연장을 미끼로 돈을 요구했다.
1 년에 600만원 가량을 뜯어갔다.
나중에는 “내 동료들과 잠을 자고 돈을 벌어라”며 매춘을 강요했다.
고씨는 “싫다고 하면 주먹 이 날아왔다.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친구그들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고 털어놨다.
참다못한 고씨가 집을 나가자 박씨는 가출신고를 해 고씨를 불법체류자로 만들어버렸다.
5년간 숨어 지내던 고씨는 지난해 5월 중국으로 돌아갔다.
◆“‘재혼불가’ 풍습 때문에 운명처럼 받아들여” = 1999년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네팔 여성 띠나와(33·가명)씨는 2003년 정모(46)씨를 소개받았다.
네팔에 건너가 혼인신고를 하고 2004년 한국에 신혼살림을 차리자마자 남편은 “한국에서는 남자가 돈관리를 한다”며 띠나와의 월급을 모두 가져가기 시작했다.
그래??이혼은 꿈도 꾸지 못했다.
네팔에는 재혼을 못하는 풍습이 있 기 때문에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정씨는 다음해 아예 가출해 버 렸다.
가끔 전화로 “체류기간 연장을 해줄 테니 3000만원을 달 라”는 요구만 해왔다.
띠나와는 지난해말 보다 못한 동네 주민 의 도움으로 이혼소송을 냈다.
◆“‘이혼하면 무조건 추방당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 법무법인 베스트의 김재련 변호사는 “외국인 아내들이 경제적·성적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무지’에서 비롯된다”며 “이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4년 신설된 국적법은 자기 잘못이 아닌 이유로 가정이 파 탄 났을 경우 외국인 여성 혼자서도 간이귀화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주여성을 위한 긴급전화(1577-1366)도 개설됐다.
김재곤·김남석기자 kon@munhwa.com[문화일보] 2007년 02월 05일(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