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중남미의 반미정서와 비슷한 반중정서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 보도했다. 중국이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에 투자와 원조를 확대하면서 미국과 유럽을 대체하는 새로운 식민주의 세력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잠비아의 참비시 구리광산을 아프리카 반중정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1998년 중국 기업이 인수한 이 광산에선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르면서 중국인 감독관이 시위대에 총을 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시 총상을 입은 앨버트 음와나우모는 “중국인들은 우리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마치 우리를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잠비아 대선에선 반중정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 야권 후보로 나선 마이클 사타는 “우리는 이 땅에서 외세가, 그것도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외세가 다시 득세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사하는 비록 대통령에 당선하진 못했지만 이런 중국 때리기를 통해 자신이 이끄는 애국전선운동의 세력을 크게 확장했다.
이런 반중정서는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앙골라, 레소토에서도 싹트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타보 음베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최근 백인들이 아프리카를 지배할 당시 존재했던 것과 같은 식민관계를 중국이 되풀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스웨덴의 두뇌집단 다그함마슐트재단을 이끌고 있는 헤닝 멜버는 신문에서 “중국이 비민주적인 아프리카 정권들을 지원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아프리카 민중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의 반중정서는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수단에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에게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중국은 그동안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워 다르푸르 사태에 침묵했다. 중국의 정치적 개입은 이 지역에서 중국을 포함하는 정치적 긴장관계가 조성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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