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사기 잡으러 중국공안이 왔다
4명 한국경찰과 공조수사
마침내 중국 공안(公安)이 떴다. 중국 공안부 형사정사국 저우타오(周濤) 부처장을 비롯한 중국 공안 네 명이 30일 제주공항을 통해 한국에 왔다. 이들의 방한 목적은 사기, 살해사건 등 급증세를 보이는 한국 내 중국인 범죄에 대해 한국 경찰과 수사공조를 위한 것.
이들은 최근 전화사기 사건이 몇 차례 발생한 제주 경찰청과 협의를 마치고 다음달 2일 경찰청(서울 소재)을 방문해 수사 공조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조폭까지 한국에 진출
한국 내 중국인 범죄가 심각한 상황이다. 범죄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범죄 유형과 수법도 흉악하고 교묘해졌다. 과거 위장결혼을 위한 조선족의 공문서 허위기재 수준이던 중국인 범죄는 살인·마약 같은 강력범죄로 바뀌었다.
지난 24일 지하철 안산역에 토막 난 여자 사체를 버리고 달아난 용의자도 경찰은 30대 중국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작년 말부터 검찰·국세청 직원 등을 사칭하며 기승을 부렸던 ARS(자동응답) 전화사기는 대만인 6명과 중국인 1명이 낀 조직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RS전화 사기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은 피의자들이 대만 최대 폭력조직 죽련방(竹聯幇)의 일원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다른 ARS 사기로 작년 11월 적발된 조직도 세계 3대 범죄조직 중 하나인 중국 삼합회(三合會)의 방계조직인 신의안파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 밀수입되는 마약도 점점 사회문제가 돼가고 있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필로폰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총 외국인 범죄자 1만3584명 중 중국인은 7040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그보다 5년 전인 2000년의 1980명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경찰에 붙잡히는 중국인 범죄자도 급증세다.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경찰에 검거된 외국인 중 중국인은 5698명으로, 외국인 범죄자(8131명)의 70%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인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중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한·중 왕래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숙한 조선족이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강화되는 한·중 수사공조
2000년 3월 한·중 형사사법공조조약 발효 이후 양국 간 사법공조요청은 총 46건에 그쳤다. 특히 한국이 요청한 건수가 43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검찰은 이 같은 수준의 협력으로는 국제화·지능화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30일 경희대에서 열린 ‘한·중 형사사법공조방안’ 세미나에서 서울북부지검 한석리 검사는 현재 중국 사법부로 돼 있는 공조 대상에 최고인민검찰원을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중국은 우리 법무부 기능을 사법부·검찰원·공안부가 나눠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