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사망·고성방가…北京 코리아타운 사건·사고 얼룩
중국 베이징(北京) 코리아 타운인 왕징(望京)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나 우리 교민들이 어수선한 세밑을 맞고 있다.
28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주중 한인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왕징에 있는 화딩스자(華鼎世家)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모 기업 주재원 김모씨(40)가 과음으로 숨졌다. 김씨는 동료들과 회식을 마치고 귀가해 잠을 자던 중 기도에 구토물이 걸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오전 3시쯤(현지시간) 한국에서 온 30대 자영업자 3명이 왕징신청(望京新城) 시위안(西園) 3구 아파트 셋집에서 술을 마신뒤 잠자다 불이나, 소방차들이 대거 출동하는 소동을 벌였다. 중국 경찰은 난방기구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 학생은 최근 왕징신청 시위안 3구 아파트의 중앙 난방 통제실에 들어가 불장난을 하다가 직원들에게 적발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부 교민들은 송년모임에서 술을 마신 뒤 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 집을 잘못 찾아 들어가 집주인과 시비를 벌이다 아파트 경비원이 출동하는 사례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왕징 일대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은 연말을 맞아 고성방가하는 한국 교민들이 늘고 있어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며 일선 행정 기관인 ‘왕징 자다오 판스추(街道辦事處·동사무소와 비슷한 성격)’에 단속을 요청하는 등 주민들의 고발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왕징 아파트 단지내 교민 상대 술집들의 영업을 문제삼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왕징 가도판사처 간부들은 지난 27일 재중 한인회 간부들과 긴급 회합을 갖고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박제영 재중 한인회 사무총장은 “교민들은 외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행동거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이미지를 중국에 심어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왕징은 우리 교민 5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코리아 타운이다.
〈베이징|홍인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