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도시가 겨울철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다. 안개와 오염된 공기가 뒤섞인 스모그가 바람이 잦아들면 어김없이 도시를 뒤덮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경제가 고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중국 정부의 큰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2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난(河南)성 기상대는 지난 25일 안개 홍색예비경보를 내렸다.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鄭州)와 카이펑(開封) 일대에 50m 앞을 분간하기 힘든 짙은 안개가 끼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 중부 교통 요충지인 정저우 주변을 지나는 고속도로가 봉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베이징∼주장(珠江)을 잇는 고속도로의 허난성 안양(安陽) 구간은 26시간 동안 동행이 금지됐다.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도 심한 스모그에 뒤덮였다. 란저우는 중국에서도 오염이 심한 도시로 악명이 높다.
란저우 기상대는 12월 들어 이미 여러 차례 중급 이상의 공기오염 현상이 일어난 데 이어 24일부터 란저우의 대기가 다시 오염되고 있다고 밝혔다. 란저우의 대기오염 띠는 28∼29일 바람이 불면 흩어질 것이라고 기상대는 예보했다.
허난성과 간쑤성 사이에 있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지역에도 짙은 안개가 뒤덮였다. 24∼25일 시안공항에 내리려던 항공기 중 일부는 인근 닝샤(寧夏) 후이(回)족자치구의 인촨(銀川)에 착륙해야 했다.
창장(長江)삼각주의 도시 항저우(杭州)와 난징(南京)도 짙은 안개로 뒤덮였다.
저장(浙江)성 항저우에는 짙은 안개가 내려앉아 26일 오전부터 주변 고속도로 진입이 제한됐다. 항저우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비행기가 뜨지 못해 3000여명의 발이 묶였고, 장쑤(江蘇)성 난징에서도 한때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다.
중국 기상대는 저기압으로 중국 중부 지역에 짙은 안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수 도시를 뒤덮는 안개는 오염된 공기와 안개가 뒤섞인 스모그로 분석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지금과 전혀 달랐다”며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 매연이 안개 사태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hkang@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