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언론이 과장보도 했다"
"중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미국 대사관 차라면 그렇게 했을거냐?"
지난 12월 12일 주한 중국대사관 차량에 탄 외교관 4명이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경찰과 8시간30분 동안 밤새 대치하는 소동을 벌여 한바탕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경찰은 운전자에게 음주측정을 받을 것을 요구했으나 차안에 탄 중국 외교관들은 당연한 듯 이에 불응했다. 신분증을 제시해달라는 경찰의 요구에 이들은 아예 차문을 걸어 잠그며 화장실도 안간 채 무려 8시간 반을 버텨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렇다면 이 사건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반응은 어떨까? 우선 국내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였으나 중국에서는 일부 언론만이 짧게 취급했을 뿐이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는 한국 언론에서 소식을 접한 발빠른 중국 네티즌들이 이 사건을 여러 커뮤니티에 게릴라식으로 상세하게 올렸다. 중국 최대의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에는 이와 관련하여 토론방이 개설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이 사건을 바라보는 중국 네티즌들은 격앙된 반응이다. 일부 네티즌은 '반한'을 선동하고 나섰다.
▲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들은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내부 조사를 했으나 음주운전 하지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티엔야'을 비롯 거의 대부분의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과 댓글을 보면 이 사건 후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분노한 중국 네티즌들의 심기를 읽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항일 이지만 이제는 항한(抗韓) 이다.
▶미국 대사관차라면 그렇게 했을거냐?
▶국가의 존엄을 지켰다.
▶교통사고가 난것도 아니고 차가 비뚤비뚤하게 운전한 것도 아닌데 왜 잡냐?
▶외교관차인줄 알고 가로막았다는 것은 선전포고냐?
▶한국 뉴스는 참 이상한 점이 많다
▶척 보면 대사관차인거 모르냐?
▶대사관 팻말을 단 차는 한국 교통경찰이 검사를 할 권리가 없다.
심지어 중국의 한 네티즌은 "6자 회담의 일어나기 전의 민감한 시기에 기밀문서를 탈취하기 위함이 아닌가?"하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 밖에 "도주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왜 교통차로 앞을 가로막냐? 고의로 꾸민 것은 아니냐?"라는 의견도 있었다. 중국의 일간지 '환치우스바오'는 "주한 중국 대사관이 내부조사를 했으나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시내 교통경찰의 음주측정은 차량 운행이 현저히 수상할 때만 차을 세워 음주측정을 요구 하지 한국 처럼 일괄적으로 단속하는 예는 많지 않다. 베이징에서 수년째 거주 중인 교포 P씨는"고향인 연변에서나 베이징에서나 한번도 교통 경찰이 음주측정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베이징 한 교민잡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국 네티즌들이 오해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면 조심스레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일부 언론매체들은 "한국의 언론사들이 왜곡, 과장보도를 통해 여론 몰이를 조성하고 있다"며 비난한 바 있다.
베이징= 도깨비뉴스 리포터 팬더 panda@dk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