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의 도시 마카오가 중국 본토 산모들에게 새로운 원정출산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가 21일 보도했다.
몰려오는 중국 임산부를 골치거리로 여기는 홍콩과 달리 마카오는 두손 들어 환영하고 있다. 경제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카오로 원정출산을 가는 본토인들은 대부분 투자이민으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헤이룽장(黑龍江)성, 쓰촨(四川)성의 부유층이다. 홍콩 원정출산자들이 홍콩의 영주권을 얻어 자녀에게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목적이라면, 마카오 원정출산은 ‘한자녀 정책’을 피해 둘째를 낳으려는 목적이 강하다.
마카오 징후(鏡湖)병원 산부인과의 훙빈(洪濱) 주임은 “최근 본토출신 임신부가 부쩍 늘어 절반에 이른다”며 “대부분이 둘째를 낳으려는 중산층 부부”라고 전했다. 산모들의 교육수준이 높고 철저한 산전 검사로 출산과정에서 잘못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한다.
마카오 이민 당국에 따르면 올해 투자이민 자격을 얻은 본토인은 3000여명, 이 가운데 20~30%는 원정출산이 목적이다. 홍콩 투자이민 자격을 얻으려면 650만위안(약 7억8000만원)이 필요한 반면, 마카오는 부동산 투자액 100만위안(약 1억2000만원)과 7년간 은행잔고 50만위안(약 6000만원)이면 가능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홍콩에서는 본토인들의 원정출산이 늘자 홍콩 임신부 60여명이 “중국 임신부들 때문에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며 시위를 벌이는 등 거부의 목소리가 크다. 반면, 마카오는 “득이 됐으면 됐지 손해 볼 게 없다”며 반기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