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流 막는 역류’ 인터넷 넘친다
[경향신문 2006-11-20 08:18]
‘한국은 강간 범죄 발생률이 세계 제일이다. 그리고 일본에 대한 질투와 망상으로 역사를 날조하고 있다.’(linkflash.hp.infoseek.co.jp의 한국 소개글). ‘한국 여자들은 쉽게 섹스를 허락한다. 한국의 상징인 인삼 뿌리는 성적 에너지를 의미한다.’(worldwidebabes.com의 한국편).
해외 인터넷 사이트의 한국 이미지 왜곡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어렵게 형성된 ‘한류’가 ‘역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부는 마땅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경향신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일본 내에만 역사왜곡 사이트가 400여개나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사이트 대부분은 동해·독도와 관련해 ‘일본해’ 명칭사용과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역사 왜곡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시마네현 홈페이지는 국제법 등의 근거를 들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케시마(일본인들의 독도 호칭)를 지키는 모임(takeshima-wo-mamorukai.com)은 ‘혐한류’ 사이트로 링크를 시켜 제3국인에게도 반한 감정을 전파하고 있다.
동북공정 문제로 한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당국의 통제가 심해 전용사이트는 없지만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반한감정 표출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닷컴(www.baidu.com)’에 개설된 ‘고구려카페’에는 동북공정에 관한 글이 3만여건이나 있다. ‘club.chinaren.com’이란 카페는 ‘난징 대학살 당시 일본인은 노래도 가르쳐주고 친절했으나 한국인은 야만스럽고 망상이 심해 구토가 날 지경이었다’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내용을 싣고 있다.
중국·일본의 한국관련 인터넷 사이트들이 왜곡돼 있다면 서구 국가의 그것은 ‘무지’에 가깝다. 미국과 호주의 사이트는 한국의 성의식과 음식문화를 ‘야만’으로 매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또 독일에서는 LG-필립스 아헨공장 철수로 실직한 근로자들이 사이트(aachener-glassfront.de)를 개설해 한국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해외 사이트의 한국 왜곡 실태와 관련, 민간단체인 ‘반크’가 유일하게 온라인 상에서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작 정부 차원에서는 대응하는 기관이나 부서가 없다. 국정홍보처 산하 해외홍보원이 2004년 10월부터 교육부 등 6개 부처가 참여하는 ‘오류시정 실무 협의회’를 주관하고 있지만 지난 9월 ‘동북아역사재단’이 출범하면서 업무를 중단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동해·독도 표기관련 오류 시정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동북아 역사재단 교류홍보실 홍보담당자 강정미씨는 “포괄적으로 역사 바로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며 “반한 사이트에 대해서는 정부 기관에서 대응할 필요도 없고 실효성도 없다”고 말했다.
〈홍진수·강병한·김보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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