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중국에 매파적 입장
- 통상·환율 압력 강화 전망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을 누르고 압승을 거두면서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 통상정책 등과 관련, 의회 요직을 차지할 민주당 고위 인사들의 입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중 무역 정책에 대한 강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과 통상 정책을 주관하는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찰스 랑겔 의원은 대중 무역 정책에 대한 불만을 원색적으로 표출했다. 여기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에 오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중 강경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수지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내 매파들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에게는 걱정거리다.
◇대중 강경파 `득세`..중국 "걱정되네"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을 비판해왔기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 승리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통상·환율 압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고돼 왔다. 하원을 장악하게 된 민주당은 벌써부터 중국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민주당의 찰스 랑겔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무역 불균형 해소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에 대한 무역제소조차 하지 못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중국에 문제를 제대로 제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역을 지속하려면 공정한 무역이 돼야 한다고 중국에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랑겔 의원은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중국과 통상문제에서 전임자(존 스노 전 재무장관)보다 낫지만 "상품을 덤핑하는 국가들에 충분히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의 대중정책에도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랑겔 의원은 폴슨 장관과 수잔 슈왑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앉혀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무역 문제를 협력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계기로 미국에서 보다 강화된 통상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관측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장 궈칭 연구원은 "민주당이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과의 무역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승리의 일등공신인 펠로시 원내대표가 하원 의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점도 중국에게는 부담이다.
펠로시는 중국 인권개선을 위해 무역과 인권개선을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의 `강경파`다.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진찬룽 교수는 "펠로시 원내대표가 중국에 커다란 편견을 갖고 있어 양국 관계에 잡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격차는 갈수록 커지고..통상압력 불보듯
경제상황도 중국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중간 무역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위안화의 지나친 저평가로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미국의 볼멘소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는 민주당 중심의 미국 의회가 국내 산업과 일자리 보호 등을 이유로 중국을 압박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9월 무역적자는 블룸버그 통신 설문조사에 66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8월 무역적자는 699억달러로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8월 대중 무역적자는 220억달러로 7월 196억달러에서 더 늘어났다.
중국의 10월 무역흑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무역흑자는 238억달러로 지난 8월의 188억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10월까지 무역흑자는 1336억달러로 지난해 무역흑자액 102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또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무역흑자에 힘입어 11월초에 역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 압력은 더 높아졌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게리 후프바우어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상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회에 계류중인 보복관세 법안 등 대중 압박조치가 민주당 주도로 입법화돼 중국의 목을 겨냥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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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헌(기자) papercut@